시장금리 하락으로 정기 예금은 물론 적금도 2%대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도 4~5% 금리를 준다는 특판 형태의 적금이 수시로 등장한다. 이벤트 성격이 강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기본금리 낮고, 우대금리 높은 특판
최대 납입금액 10만~30만원 보통
실제 이자 비교하면 격차 거의 없어
이벤트 적금에 가입할 땐 ‘최대’의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일단 금리가 높아 보이지만 대부분은 확정형이 아니다. 최대 5%라고 홍보한다면 기본금리가 2%, 우대금리가 3%인 식이다.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실적 조건을 채워야 한다. 애플리케이션 설치처럼 쉬운 것도 있지만, 급여 이체 등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래도 이 조건을 채울 만하다면 0.5%포인트라도 더 받는 게 맞다. 문제는 또 있다. 금리가 높으니 최대한 돈을 끌어넣고 싶겠지만 그렇게 안 된다. 납입금액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사이다뱅크 10% 적금은 월 최대 10만원까지만 납입할 수 있다. 3~4% 수준의 다른 이벤트 적금도 대부분 월 최대 납입금액이 30만원 이하다.
월 최대 납입금액이 10만원인 상품이라면 금리가 2%일 때와 4%일 때 1년 뒤 이자 차이는 겨우 1만원 수준이다. 월 30만원이어도 2%일 때와 4%일 때 1년 뒤 이자 차이는 4만원에 못 미친다. 오래라도 넣으면 돈을 좀 더 불릴 텐데 이조차 마음대로 안 된다. 이벤트 적금 대부분이 최대 1년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어서다. 금리만 보고 가입했다가 만기 때 특별한 만족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런 특판 이벤트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일종의 ‘미끼 상품’”이라며 “금리 수치만 볼 게 아니라 기본금리가 얼마인지, 최대 납입금액이 큰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