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싼 알뜰폰 요금이 가장 비싼 이통사 요금보다 높아
반면 SK텔레콤·LG유플러스·KT 등 이통 3사의 가장 저렴한 5G 요금제는 5만5000원으로 똑같다. 하지만 이통 3사는 5G 요금제에 25%의 선택약정할인을 제공한다. 이를 적용하면 월 요금은 4만1200원으로 뚝 떨어져 오히려 알뜰폰 요금제보다 더 낮다.
이통사 5G 요금제는 멤버십 혜택받으면 더 떨어져
더구나 이통3사가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까지 고려하면 알뜰폰의 5G 요금제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 SK텔레콤은 매월 달력에 T자 모양으로 나타나는 날짜에 제휴처 할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12월이면 2~6일, 11·18·25일에 도미노피자나 본죽, 11번가에서 할인을 제공하는 식이다. 또 가족이 함께 SK텔레콤에 가입하거나 유선 인터넷에 가입하면 기간을 합산해 요금을 최대 30%까지 깎아준다. KT는 월 3만원 상당의 케이크나 놀이동산 이용권을, LG유플러스는 영화 무료 관람권이나 커피숍·편의점 구매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알뜰폰 업체 "망 도매대가 낮춰야 더 싼 요금제 출시 가능"
알뜰폰 사업자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통사에 지급해야 하는 5G 망의 도매대가가 너무 비싸 요금제를 낮출 수 없다는 것이다. 알뜰폰 사업자가 현재 이통사에 지불하는 망 도매대가는 이통사 요금 기준으로 약 75% 정도다. 이통사의 10만 원짜리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가 7만5000원에 사들여 소폭의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식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내년엔 망 도매대가가 66%로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LG 헬로비전(옛 CJ 헬로) 인수 조건으로 5G 도매대가를 66%까지 낮추게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LG유플러스가 선제적으로 망 도매대가를 낮추면, KT나 SK텔레콤도 뒤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망 도매대가가 66% 정도로 떨어지면 최저 요금제를 4만~5만 원대에서 3만 원대 후반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의 5G 요금제가 3만 원대 후반으로 떨어져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통사의 5G 최저요금이 4만1200원이고, 멤버십 혜택까지 고려하면 굳이 알뜰폰을 쓸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정부 "알뜰폰 2류 서비스로 전락하지 않게 더 지원할 것"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김남철 통신정책과장은 "알뜰폰은 LTE, 이통사는 5G 식으로 편을 가르면 결국 알뜰폰은 2류이자 시한부 사업으로 전락한다"면서 "알뜰폰이 기존 이통사와 동등한 조건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고, 이통 3사와 견줄만한 제4의 경쟁자로 성장하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