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삼성물산, 노조 와해 사건 공식 사과
삼성은 그동안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번 노조 와해 사건에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과까지 하면서 앞으로 무노조 경영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법원은 지난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 사건의 1심 공판에서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13개 혐의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법정구속하는 등 임직원 26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앞서 법원은 지난 13일에도 에버랜드 노조의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과 이우석 전 에버랜드 전무 등 임직원 10여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삼성, 노조 판결 관련 공식 입장문 발표
"노조 보는 시각 국민 눈높이 못 미쳐"
"미래지향적 건강한 노사문화 정립할 것"
"노조 탄압 중단, 새로운 노사관계 만들 것"
삼성은 창업 초기부터 무노조 경영 원칙 고수
현재 삼성그룹에는 우선 삼성전자 안에 4개의 복수 노조가 설립돼 있다. 또 민주노총 산하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있고, 삼성SDI·삼성생명·삼성증권·에버랜드·에스원 등 계열사에 노조가 설립됐다. 하지만 노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삼성이 ‘노조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 비노조 경영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그동안 “비노조 경영은 노조가 필요하지 않은 업무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고, 많은 글로벌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기업 경영방식의 하나”라고 맞서 왔다.
삼성, 노조 탄압 중단하고 새로운 노사문화 만들 것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판결과 상관없이 노조의 합법적 활동 허용을 표방하는 등 이미 오래전부터 노조를 인정하는 쪽으로 내부 기조가 바뀌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노사문화 정립을 위한 로드맵과 실행 계획 등을 마련해 갈 것”이라고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조를 탄압하는 무노조·반노조 행위는 당연히 중단해야 하고 아울러 새로운 노사 문화를 만들어갈 것”이라면서도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노조가 없어도 될 만큼 최고의 환경을 만들겠다는 큰 원칙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