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교육계에 따르면 민사고(강원)·상산고(전북)‧하나고(서울)의 2020학년도 입학경쟁률은 전년도에 비해 높아졌다. 민사고는 올해 160명 모집에 282명이 지원해 경쟁률 1.76대1을 기록했고, 상산고는 올해 360명 모집에 574명이 지원해 1.5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상산고는 지난 7월 전북교육청의 재지정 평가 결과 기준 점수에 미달해 자사고 지정이 취소될 뻔했으나, 교육부의 ‘부동의’ 결정에 따라 학교 지위를 유지했다.
두 학교 모두 지난해 경쟁률(민사고 1.69대 1, 상산고 1.32대 1)에 비해 상승했다. 앞서 11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하나고도 지난해(2.35대 1)보다 상승한 2.3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3일까지 원서를 접수하는 용인외대부고(경기)도 12일 현재 전년도 경쟁률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교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선호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대입 진학 실적이다. 올해 서울대 수시(최초 합격자 기준)에서 하나고는 55명, 외대부고는 30명, 민사고는 19명, 상산고 9명이 각각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이 학생‧학부모의 고교 선택에 그다지 영향 미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부는 이들 학교가 “우수 학생을 선점해 일반고를 황폐화시켰다”“사교육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이유로 일반고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에 맞춰 폐지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에는 자사고·외고 설립근거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도 입법 예고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대입에서 정시가 확대되면 학생‧학부모는 자사고‧외고를 선호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자사고‧외고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많아 내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정시를 대비하는 학생도 많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대비를 중심으로 한 일반고와 달리 학종과 수능 대비를 병행한 학교가 많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정부가 정시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면학 분위기가 좋고 수능 대비에 강한 외고‧자사고에 대한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학교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일반고 전환 전인 2024년까지는 인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