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58·영국)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5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대만과 대회 2차전을 치른다. 대만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0위로 여자부 출전팀 중 순위가 가장 낮다. 한국은 20위. 대만은 11일 일본과 1차전에서 경기 내내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0-9로 대패할 만큼 큰 전력 차를 보였다. 대만은 당초 이번 대회 출전팀이 아니었다. 그런데 북한이 갑작스럽게 불참을 통보하면서 '대타'로 참가했다.
최약체 대만 상대로 첫 승 도전
벨 감독 리더십에 자신감 상승
적극적인 자세로 제자들을 대한 벨 감독의 지도 방식은 경기력 향상의 주요 요인이다. 벨 감독은 중국전 내내 벤치에 앉지 않지 않았다. 대신 테크니컬 에어리어까지 나와서 선수 이름을 또박또박 부르면서 지시하고 독려했다. 만족스런 플레이가 나오면 어김없이 열정적으로 박수를 보냈다. 벨 감독은 중국전이 끝나고 공식 기자회견에선 "행복하다"며 첫 마디를 한국어로 말하기도 했다. 한국어를 배워 선수들과 소통을 하려 한다는 뜻이다.
대표팀 주장 김혜리(29·현대제철)는 "한국어로 '넌 할 수 있어'라거나 '믿는다' 같은 말을 자주 해 주신다.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면서 "팀 전체적으로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공격수 여민지(26·수원도시공사)는 "감독님이 '맛있게 먹어', '수고했어', '저는 행복해요' 이런 말을 자주 하신다"면서 "그런 모습에 분위기가 더 좋아진다. 감독님은 재미있고, 유쾌하다"고 귀띔했다. 미드필더 장창(23)은 "감독님의 데뷔전인 중국전을 놓쳤으니, 대만전에선 꼭 이기고 싶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벨 감독 체제에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인 여자 대표팀은 2005년 원년 대회 우승 이후 1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부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