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첫 엑스포에 ‘한국 IT꽃’ 핀다

중앙일보

입력 2019.12.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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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2020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나제엡 알 알리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권평오 KOTRA 사장, 술탄 알 샴시 UAE 외교부차관보, 전영욱 주두바이 총영사. [사진 KOTRA]

지난 9일(현지시각) 두바이 시내에서 승용차로 30분쯤 걸리는 공사 현장. 황토색 모래벌판과 파란 하늘이 만나는 지평선이 펼쳐진 곳에 타워크레인 수십 대가 보였다. 도로 공사가 한창인 곳곳에는 노란색 간판으로 ‘두바이 엑스포 2020’이란 글씨가 선명했다. 내년 10월부터 6개월간 열리는 두바이 엑스포의 홍보물이다. 중동 지역에서 엑스포를 여는 것은 150년 세계 엑스포 역사상 처음이다.
 
엑스포 현장인 두바이 제벨알리에선 이날 오전 한국관 기공식이 열렸다. 권평오 코트라(KOTRA) 사장, 전영욱 주두바이 총영사,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과 술탄 알 샴시 아랍에미리트(UAE) 외교부 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차세대 모빌리티·5G 기술 전시
‘사막에 핀 꽃’ 본딴 한국관 착공
흥행따라 부산엑스포 유치 영향

나제엡 알 알리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UAE와 한국의 돈독한 관계가 이번 엑스포를 통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 두바이 엑스포에서 선보일 한국관의 조감도. 사막에 피어나는 꽃을 형상화했다. [사진 KOTRA]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가 주관하는 한국관 부지 면적은 4651㎡다. 중국·사우디아라비아·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넓다. 권평오 KOTRA 사장은 “전체 참가국 192개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관 부지는 특대형에 속한다”며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에서 그만큼 한국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는 내년 엑스포에 250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제는 ‘마음의 연결, 미래의 창조(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다. 서울 여의도 면적(2.9㎢)보다 훨씬 넓은 엑스포 부지(4.3㎢)는 기회(Opportunity)·이동성(Mobility)·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세 가지 주제로 나눴다. 한국관은 이동성 부문에 자리 잡았다.


KOTRA에 따르면 한국관은 ‘스마트 코리아, 한국이 선사하는 무한한 세상’을 주제로 한다. 4차 산업혁명과 5세대 이동통신(5G)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로 전시장을 채울 예정이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첨단소재와 부품 기술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과 협업해 콘텐트를 만들 계획이다. 권평오 KOTRA 사장은 “비즈니스 포럼 등을 열어 한국 중소기업을 소개하고 관련 제품과 기술을 중동 지역에 판매할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의 흥행 성적은 부산시가 추진하는 세계 엑스포 유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 엑스포 폐막 1년 뒤에 2030년 세계 엑스포 개최지를 선정하는 투표가 열린다. 엑스포는 5년마다 열리는 ‘등록 엑스포’과 그렇지 않은 ‘인정 엑스포’의 두 종류로 구분된다. 부산이 유치에 성공할 경우 국내 첫 등록 엑스포가 된다. 과거 대전과 여수에서 열렸던 행사는 인정 엑스포였다.
 
두바이는 제벨알리 일원을 세계적인 기업과 스타트업이 입주하는 산업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바다에 접한 제벨알리 항구는 다른 중동 국가나 아프리카로 향하는 교통의 요지로 꼽힌다. 나제엡 알 알리 부위원장은 “엑스포 주요 시설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그대로 남겨 스타트업 입주시설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엑스포에는 2017년 UAE를 포함해 주변국과 단교한 카타르를 포함해 이스라엘도 참가한다. 나제엡 알 알리 부위원장은 “두바이 엑스포는 미래 기술을 보여주는 공간이자 서로 다른 문화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