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백원우 감찰팀’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동부지검 A수사관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아이폰 잠금해제’에 가로막혀 좀처럼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A수사관은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됐다. 2일 서울 서초서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를 확보한 검찰은 곧바로 포렌식에 돌입했으나 아이폰이 잠겨 있어 포렌식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FBI에게도 높은 ‘아이폰 잠금’의 벽
숨진 수사관 휴대전화 풀기 암초
비번 10회 실패 땐 정보삭제 우려
“고가 이스라엘 장비 있어야 뚫어
국내 보유한 곳 있는지 확인 안돼”
무작정 비밀번호를 다 입력해 보기도 힘들다.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일정 횟수 이상 잘못 입력하면 다시 입력할 때까지 수 분을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자신의 아이폰에 ‘비밀번호 연속 10회 입력 실패 시 모든 데이터 삭제’ 설정을 해놨을 경우 자칫 휴대전화 안에 있는 모든 자료가 삭제될 위험도 있다.
2017년 출시된 ‘아이폰X’ 이후에 나온 기종일 경우, 휴대전화를 실행할 때마다 일일이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잠금이 해제되는 ‘페이스 ID’(Faceㆍ얼굴 인식 기능)가 설정돼있을 가능성도 있다. 페이스 ID는 적외선으로 사람 얼굴에 3만 개 이상 도트(그래픽 이미지의 최소 단위)를 쏴 정밀하게 인식하는 기술이다. 기계가 사용자의 화면 주시 여부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사진으로는 잠금 해제가 불가능하다. 다만 최근 아버지를 닮은 아들을 사용자로 잘못 인식하는 사건이 알려지며 보안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iOS 최신 버전일 경우 유일한 방법은 이스라엘 장비”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아이폰의 업데이트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며 “ iOS가 최신 버전이라면 애플이 취약점을 개선했다는 뜻이기 때문에 빈틈을 찾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셀러브라이트사 장비의 작동 원리는 현재 학계에도 정확히 보고된 바 없다”며 “비밀번호 영구 잠금이 안 되게끔 하면서 계속 시도해 볼 수 있게 만든 게 아닐까 하고 추측만 할 뿐”이라고 밝혔다.
암암리에 '잠금 해제' 이뤄지기도
권유진ㆍ김영민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