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은 “강한 힘만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뒷받침할 수 있다”며 “훈련과 연습은 우리 군이 존재하는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대별 지휘관을 중심으로 실전 같은 훈련을 실시해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것은 여러분들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지시했다.
군 내부에선 정 장관 발언이 북한을 민감하게 바라보는 군의 태세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연말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정 장관은 "우리 정부 안보 전략의 두 축은 평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강한 국방력"이라며 “강한 훈련을 통해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북한은 당시 노동신문을 통해 이를 “호전적 발언”으로 규정하며 “남조선 군부가 군사적 대결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1년 전 북한이 이런 반응을 보였음에도 정 장관은 올해 “실전 같은 훈련”을 강조했다. 군 당국자는 “이번 정 장관의 발언에는 대북 경고 메시지 역시 담겨있다고 보면 된다”며 북한이 어떻게 나오더라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과 2함대 허위 자백 등 올해 군에서 불거진 사건·사고와 관련 “지난 과오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 보완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한기 합참의장은 “우리 군이 99번 잘해도 1번 못하면 모든 게 허사가 된다”면서 지휘관들의 경각심을 요구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정 장관은 또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방위비 분담, 유엔사 문제 등 한미가 호혜적이고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참석자는 “정 장관이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알려진 것만큼 상황이 비관적이지 않다. 곧 실마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니 동요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이 주관한 이날 회의에는 박한기 합참의장을 비롯해 서욱 육군참모총장,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김준식 공군참모차장,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등 각 군 주요 지휘관과 병무청·방위사업청 등의 주요직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