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데 이 ‘시진핑 신시대’가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 것인가와 관련해 논란이 많다. 지난해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없애는 바람에 시 주석이 종신 집권은 아닐지라도 장기 집권할 것은 분명하다는 관측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홍콩의 정치 평론가 쑨자예(孫嘉業)는 4일 명보(明報)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시진핑의 집권 기간을 엿볼 수 있는 ‘시진핑 신시대’ 기간이 중국의 권위 있는 인사에 의해 공개적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 10월호에 실린 중공 중앙당사 및 문헌연구원 원장인 취칭산(曲靑山)의 글을 통해서다. 필자나 그가 속한 관방 기구의 무게, 이론지치우스의 성격 등을 감안할 때 중국 공산당의 공식적인 입장에 가까운 것으로 풀이된다.
취 원장은 이 34년 키워드는 ‘개혁(改革)’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 단계는 시진핑이 중국의 1인자가 된 2012년부터로, 이때부터 시작된 ‘시진핑 신시대’는 이번 세기 중엽인 2050년까지 38년간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키워드로는 ‘부흥(復興)’을 꼽았다.
취 원장은 매 단계 중국의 분투(奮鬪) 목표가 달랐다고 설명했다. 1단계인 49년까지는 ‘구국(救國)’을 위해 분투했고 2단계 78년까지는 ‘흥국(興國)’을 위해 싸웠다. 2012년까지 ‘부국(富國)’을 위해 투쟁했다면 시진핑 등장 이후엔 ‘강국(强國)’을 위해 분투 중이다.
‘구국→흥국→부국→강국’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인 중국몽을 실현하는 과정이란 주장이다. 취 원장이 시진핑 신시대가 38년 계속될 것이라 밝힌 건 중국 관방에 의한 첫 입장 표명으로 주목된다.
그러나 권력은 누구든 놓기 어려운 법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이 그랬고 장쩌민 또한 막판까지 군권(軍權)을 쥐고 있었듯이 자신의 몸 하나에 중국의 모든 권력을 집중시켜놓은 시 주석이 언제 대권을 이양할지는 미지수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론이 뒷받침하는 한, 경쟁 세력의 도전이 크지 않는 한 최대한 지키려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리고 후계자 선정에서도 자신의 사상을 이어갈 인물을 발탁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렇지만 중공 역사를 볼 때 후계자가 전임자 사상을 뒤엎은 사례는 부지기수라고 홍콩 정치 평론가 쑨자예는 주장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마오쩌둥이 일으킨 문화대혁명을 철저하게 부정한 게 대표적인 예란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