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치질 환자 몰려.. 발견시 수술해야
암·염증성 질환일 수 있어..치루는 발견 즉시 수술해야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있고 과하게 힘주는 습관 고쳐야”
허승철 서울의대 외과 교수는 “반복적인 항문관의 압력 상승 때문에 발생한다”며 “변비를 앓는 사람이 아랫배에 반복적으로 힘을 줄 때, 화장실에서 장시간 신문이나 스마트폰을 보며 반복해서 항문관의 압력을 상승시킬 때, 만성 피로에 노출됐을 때, 간경화로 인해 직장의 혈액이 간문맥으로 잘 순환되지 않을 때, 임신 후기에 자궁의 태아가 정맥을 눌러 혈액순환이 안 될 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루는 항문 주위에 생긴 염증이 곪아 누관이 생긴 것이다. 피부밑에서 작은 농양을 반복적으로 만들어 통증과 농양 배출을 일으킨다. 대부분 통증이 심하지 않고 종기가 난 것처럼 곧 터져 배농이 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허 교수는 “치루를 오래 방치하면 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술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딱딱한 변으로 항문이 찢어지고 이로 인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심해지는 게 치열이다. 허 교수는 “급성 치열은 대부분 수술 없이 좋아지지만 만성 치열은 대개 수술을 해야 한다”며 “치열은 변비로 인해 배변이 어려울 때, 통증으로 배변 시 항문의 이완이 잘 안 될 때, 잦은 설사 등으로 항문관이 긴장해 이완이 잘 안 될 때, 항문소양증으로 항문에 인위적인 열상이 발생했을 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피 나고 아프면 의심해야
허 교수는 “30대 직장인이 연속되는 연말 회식에서 음주하고 늦게 귀가하는 동안 아침 배변 후 항문에서 피가 났다면 내치핵 출혈일 수 있다”며 “고령자라면 배변 시가 아니라도 길을 걷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속옷에 피를 적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치핵이 진행되면 늘어난 점막이 배변 시 돌출된다. 돌출한 점막은 항문에 끼어서 통증과 불편감을 준다. 속옷에 점액이 묻으며, 배변 후 출혈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치열도 치핵과 마찬가지로 출혈을 일으키고 특히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 특징이다. 배변 후 비데를 사용하거나 휴지로 뒤처리할 때 통증을 느낀다.
항문질환 증상은 직장암 증상과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이상 증후가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치핵이나 치열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좌욕, 휴식, 식이섬유 섭취 등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한다. 증상이 지속하고 호전되지 않으면 비수술적 치료 방법을 바꾸거나 식생활 습관을 바꾸는 순서로 치료를 진행한다. 이후 수술을 고려한다. 허 교수는 “치루는 발견하면 바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보존적 치료로 치유할 수 없고, 장기간 방치하여 반복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면 암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은 차가운 장소와 딱딱한 의자는 피하고, 가끔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을 이용한 좌욕을 자주 하되 쪼그려 앉지 말고 편한 자세로 5~10분 엉덩이를 푹 담그고 앉는 게 중요하다. 대변 후 휴지보다 비데나 샤워기를 이용해 씻어내고 잘 말리는 것이 예방에 좋다. 변기에 10분 이상 앉지 말고 과하게 힘을 주는 습관도 고치는 게 항문질환 예방에 좋다. 평소 적정량의 섬유질을 섭취하고 화장실에서 신문이나 스마트폰을 보며 오래 앉는 습관을 바꾸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