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는 "어머니 존함은 박금식이고 고향은 (충북) 진천"이라며 "어머니를 아시는 분은 연락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후 이어진 인터뷰에서도 "외가 친척들을 찾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생존한 둘째, 막내 외삼촌과 먼저 상봉
2일 충북 청주상당경찰서와 윤씨의 재심을 돕는 법무법인 다산, 박준영 변호사 등에 따르면 윤씨는 이날 오전 서울의 한 병원에서 둘째 외삼촌(70세), 막내 외삼촌(65) 등 외가 친척들과 만났다.
윤씨는 친가와 교류는 있었지만, 외가와는 그의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1977년부터 왕래가 없었다.
하지만 외삼촌들과 윤씨는 한눈에 서로의 얼굴을 알아봤다. 윤씨는 "두 외삼촌이 어머니와 닮았다"며 먼저 다가와 손을 꼭 붙잡았다고 한다.
현장에 동행한 경찰 관계자는 "윤씨와 외삼촌들이 처음엔 서먹서먹했지만 윤씨 어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금방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경찰, 윤씨 모친 재적등본 등 학인해 수소문
청주상당경찰서는 윤씨의 외가 식구들을 수소문하고 나섰다. 하지만 윤씨의 양친이 모두 사망한 상태라 관련 자료를 찾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경찰은 윤씨 어머니의 제적등본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외가 식구들을 찾았다. 윤씨의 어머니는 7남매(5남 2녀)인데 이중 외삼촌 3명만 생존해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윤씨의 외삼촌들에게 모두 연락을 했다. 하지만 사는 지역이 각자 다르고 건강 문제 등으로 이날 첫째 외삼촌을 제외한 두 외삼촌만 먼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태어나서 외가 식구들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는데 50년 만에 만나게 돼 기쁘면서도 기분이 참 묘하다"며 "반가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외가 식구들을 찾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이렇게 찾게 되어 너무 기쁘고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라고도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윤씨의 다른 외삼촌(88세)과도 연락이 닿은 상태"라며 "윤씨가 다른 가족과도 빨리 상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단 "재심도 빨리 개시 결정 나길"
이 사건은 현재 수원지법 제12형사부(김병찬 재판장)가 담당하고 있다.
경찰도 최근 이춘재(56)의 자백과 옛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화성 8차 사건의 진범을 이춘재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윤씨측 변호인은 이춘재의 자백과 경찰의 재수사 결과가 재심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씨 공동 변호인단은 "기적처럼 윤씨의 가족 상봉이 이루어진 것처럼 윤씨의 재심청구 사건도 하루빨리 개시 결정이 나서 20년의 억울한 옥살이의 한을 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모란·최종권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