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함 오염수 바다에 버렸다"···FBI, 폐수처리 日업체 조사

중앙일보

입력 2019.12.02 11:47

수정 2019.12.02 11:57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지난해 8월 남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 중인 로널드 레이건함. [사진 미 해군]

미 해군 전함의 오염수 처리를 담당하는 일본 하청업체가 폐수를 그대로 바다에 버렸다는 의혹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 등이 수사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FBI, 미 법무부, 미 해군은 일본의 오염수 처리 하청업체 '간토 고산'이 미 전함에서 발생한 폐수를 2008년부터 일본 항구 3곳에 방류하고 이를 은폐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03년부터 미 해군 폐수처리한 업체
로널드 레이건함 선원 "녹색 기름 목격"

간토 고산은 2003년 미 해군과 용역 계약을 하고, 이후 미 해군 전함의 오염수 처리를 해왔다. 도쿄만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나가사키현 사세보, 오키나와에 정박한 미 군함의 폐수 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군함 옆에 바지선을 대고 호스를 이용해 군함의 폐수를 빼낸 후 정화처리를 거쳐 바다에 방류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간토 고산의 전 직원 3명은 WSJ에 이 회사가 10년 전부터 미 해군과 계약한 대로 폐수를 처리하는 데 실패했으며, 서류와 폐수 처리 샘플을 조작했다고 폭로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양쪽의 법을 위반한 것이다.
 
이들 중 한 명은 오염수를 처리하는 바지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주변에 사람들이 없을 때 처리가 덜 된 오염수를 호스를 이용해 미군 기지 내 바다에 버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요코스카에 정박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의 선원들도 간토 고산의 바지선에서 녹색 기름이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미 정부 자료에 따르면 간토 고산은 조사 대상 기간인 2008년 이후 미 해군으로부터 1억 달러 규모의 일감을 수주했다.
 
간토 고산 측은 오염수 방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유키야 마미야 간토 고산 총괄매니저는 WSJ에 "우리는 오랜 시간 미 해군에 용역을 제공해 왔다"며 "회사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용역이 끊기게 하는 일을 할 리가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