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의 여가 생활 만족도도 높아졌다. 저소득층이 ‘여가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중은 2011년 10.8%에서 올해 16.3%로 5.5%포인트 증가했다. 지갑은 가벼워도 여가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저소득층이 늘어난 셈이다.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 ‘문화 격차’
해외여행·스포츠관람 늘고있지만
저소득층은 여전히 여가 못 누려
고소득층 중 문화·예술·스포츠 콘텐트를 경험한 사람의 비중도 2011년 81.8%에서 올해 85.9%로 증가했다. 저소득층은 10명 중 7명은 박물관이나 미술관, 영화관 근처에도 못 가고 있는 현실과는 상반된다. 저소득층 가운데 문화·예술·스포츠 콘텐트를 경험한 사람의 비중은 2011년 23.1%에서 올해 29.3%로 올랐지만 여전히 30%를 밑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격차가 좁혀지는 부분이 있다면, 책과 신문을 읽는 사람의 비중이다. 저소득층 중 지난 1개월간 신문을 읽은 사람의 비중은 올해 33.7%로 고소득층(85.3%)과 차이는 있다. 하지만, 그 격차는 2011년 54.4%포인트에서 올해 51.6%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 1년간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독서인구’의 격차 역시 마찬가지다. 계층 간 격차는 2011년 53.9%포인트에서 올해 44%포인트를 기록했다. 사실 이는 책·신문을 읽는 사람이 모든 소득 계층에서 감소한 영향이 크다. 활자 매체를 ‘읽는 시대’에서 유튜브·넷플릭스 등 영상 매체를 ‘보는 시대’로 바뀌는 현상은 소득 계층 구분 없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문화 격차’는 소득 양극화의 ‘거울’이라고 지적한다. 주력 산업 부진으로 민간 일자리가 줄고, 현금성 복지 등 각종 재정 지원이 중산층 이상에도 지원되는 등 소득 양극화가 커진 결과 문화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은 저가 항공권과 무료 전시·공연 등 공급 측면에서 저가 상품이 늘어 문화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됐지만, 소득 양극화가 더 벌어지다 보니 중산층 이상의 문화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양극화 해소에 실패한 경제 정책에 대한 방향 전환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