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롬달은 3쿠션 월드컵을 44차례나 제패했다. 하지만 브롬달은 2017년 라볼르 월드컵 이후 우승이 뜸했다. 57세(1962년생)인 브롬달은 예선에서 탈락하기도했다. 당구계에서는 ‘브롬달 시대는 끝났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세계3쿠션선수권 4년 만에 7번째 우승
골프 우즈처럼 부상 극복, 정상 복귀
신들린샷, 8강 승부치기서 7점차 뒤집기
인터뷰 중 서툰한국어, "많이 어려워"
에디 멕스(벨기에)와 8강전 승부치기에서 먼저 7점을 허용했다. 야구로 치면 연장 10회초에 7실점하고 10회말을 맞이한 격이었다. 그런데 수학문제 풀듯 난구들을 해결해 8점을 따내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4강전에서는 사메 시돔(이집트)을 10이닝 만에 40-18로 꺾었는데, 에버리지 4.000을 기록했다. 응우옌 둑 안 치엔(베트남)과 결승전에서 22-2로 앞서다가 31-29까지 쫓겼지만 노련하게 압박감을 극복했다. 브롬달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7번째로 당구 최고권위대회 우승(1987년·88년·91년·92년·97년·2015년·19년)을 차지했다.
브롬달은 타이거 우즈(44·미국)에 빗대 ‘당구계 우즈’라 불린다. ‘골프 황제’ 우즈는 허리부상 탓에 한 때 세계랭킹 286위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4월 마스터스 우승으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브롬달은 “예전에 우즈가 부상문제를 겪은걸 알고있고 많은 우승을 거둔걸 본 적이 있다”며 “난 2년 정도 건강상 문제가 있었다. 허리가 안좋아 치료받기 위해 6개월 정도 연습을 하지 못했다. 세계랭킹이 떨어지고 월드컵에 못 나간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브롬달의 세계랭킹은 현재 13위다. 20년 전과 달리 시력이 나빠져 안경도 착용한다. 하지만 브롬달은 방송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노쇠했다고 지적을 한다. 그런데 마음만은 젊다. 당구는 나이 많은 사람도 잘할 수 있는 종목이라 앞으로도 자신있다”고 했다.
또 한국팬들 사이에서 ‘브롬달 선생님’이라 불린다고하자 그는 “오! 선생님. 대회가 끝나면 당구를 가르쳐줄 수 있다. 한국팬들이 계속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대회에 출전한 한국선수 6명은 16강 벽을 넘지 못했다. 그래도 브롬달은 “한국당구는 5~6년 사이에 더 강해졌다. 김행직(27)과 조명우(21) 같은 젊은선수들이 나와 미래가 진짜 밝다”고 했다.
브롬달 경기를 지켜본 김행직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브롬달이 우승해 기쁘다. 모든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다. 저도 배우고 열심히해서 브롬달처럼 롱런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라네르스(덴마크)=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