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는 정치에 입문한 지 만 9개월이다. 2·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뽑히며 정치를 시작했다. 7월 당직 인선 논란이 있었을 땐 당 내부에서도 "황 대표야 초보 아니냐"(홍준표 전 대표)는 말이 나왔다. 당직 인선이 이른바 '정치 선수'들의 상식과 동떨어져 있다는 취지였다. 8일간(20~27일) 진행된 그의 단식을 두고도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과거 다른 정치인들이 단식했던 사례와 다른 점이 적지 않아서다.
①3개나 됐던 요구사항
반면 황교안 대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내용의 선거법 철회 등 3개 항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단식 초반 정치권에서는 "요구 조건이 너무 많다. 무모하다"는 말도 나왔다. 1983년 가택연금 중이던 YS(김영삼)가 언론통제 해제, 정치범 석방, 대통령 직선제 등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한 일이 있다.
②짧았던 기간 '8일'
전 정부에서도 2014년 정청래 전 의원(24일) 등이 황 대표보다 오래 단식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20일 넘게 단식농성을 진행하다 흡연을 하는 장면이 포착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0일 넘게 단식하며 담배를 피우는 게 가능하냐는 이유다. 2016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당 대표실에서 비공개 단식을 해 "뭘 몰래 먹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려야 했다. 이들 모두 황 대표처럼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다.
황 대표가 짧은 단식에도 의식저하 상태에 빠진 걸 두고, 한국당에서는 "페이스 조절 않고 직진하는 황 대표의 성격"을 이유로 든다. 단식 1~2일 차에 추운 날씨에도 청와대 야외 연좌를 하면서 체력 소모가 컸는데도 천막에 전열기도 들이지 않고 버텨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했다는 것이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보통 물을 3000cc는 마셔야 하는데 물 섭취량이 너무 적었다 했다.
③이어진 동조단식
다만 황 대표 측은 29일 단식 중단을 공식 선언하면서 동조 단식 역시 그만둘 것을 촉구했다. 황 대표는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을 통해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계신 정미경 최고위원, 신보라 최고위원의 나라 사랑 충정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이제 단식을 중단하고 함께 투쟁하자"고 전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아직은 황 대표가 제대로 걷기 힘든 상황이라 입원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완전히 건강을 회복하기까지는 3개월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