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래식 신형 미사일(급) 4종세트 실전배치 앞둬
정밀유도 미사일급 초대형 방사포의 정확성은 글쎄
북미 협상 따라 추가 발사, 신형 무기 등장 가능성도 제기
북한이 29일 “전투 적용성을 최종검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힌 점이 사실이라면, 8월 24일 첫 시험발사 뒤 96일 만에 실전 배치 직전 수준까지 개발이 진행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첫 발사 이후 96일 만에 최종검토 수준까지 진전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발사에는 박정천 총참모장과 대연합 부대장들이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 8월 6일 실전 배치를 앞둔 북한판 이스칸데르(신형 전술유도탄)의 시험발사 때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과 박광호ㆍ이수용 등 당 부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을 대거 불러 보여줬다”며 “그동안 여러차례의 시험발사를 통해 순차적으로 개량해온 초대형 방사포의 개발 성과를 과시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미사일 3종 세트로 불리는 북한판 이스칸데르, 에이태큼스(북한은 “새 무기체계”라 함), 대구경조종 방사포 등 미사일 3종 세트를 연속 발사하며 재래식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다. 이어 후반기 들어 초대형 방사포를 연이어 쏘며 개발완료 단계에 근접한 건, 연내에 한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신형 미사일(급) 완성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최종 검토라는 표현을 하면서도 동해 상의 ‘섬’ 등 특정 목표물이 아닌 해상으로 사격한 점으로 미뤄 정확도에 아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북한 매체들은 지난 9월 10일 발사 뒤 ‘정밀유도기능이 최종 검증됐다’고 주장했다”며 “정밀유도 기능이 있다면 소형 목표물을 타격하는 시험을 했을 텐데, 해상에 쐈다는 건 정밀유도기능이 없거나 아직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그동안 비공개리에 개발해온 미사일급 무기들을 올 들어 연이어 진행하고 있는 건 무기시험과 동시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여의치 않아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 따라서 미국과의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선 초대형 방사포의 추가 실험을 통한 정확성 평가나, 새로운 수단(인공위성이나 미사일)을 동원한 도발에 나설 우려도 나온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