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건치 여든까지
자일리톨도 충치 예방을 도와준다. 핀란드에서 ‘자작나무 설탕(birch tree sugar 또는 birch sugar)’이라고 불리는 자일리톨은 충치 원인균인 뮤탄스균의 성장을 방해하고 무력하게 만든다.
송근배 경북대 치과대학 주임교수는 “설탕처럼 단맛을 내는 자일리톨이 입안에 들어오면 뮤탄스균은 자일리톨을 설탕으로 착각하고 섭취해 분해(발효)하려 한다”며 “하지만 뮤탄스균은 자일리톨을 소화하지 못하고 다시 배출하는데 이처럼 뮤탄스균이 치아 표면 위 자일리톨을 먹고 뱉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에너지가 고갈되고 결국 활동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뮤탄스균은 힘을 잃어 유해균에서 무익균으로 바뀌거나 변이를 일으켜 유익균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를 ‘자일리톨 무익(無益) 회로’라고 부른다.
자일리톨 함량 55% 넘는 껌 효과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원료 성분 인정 규정’에 따라 자일리톨을 건강기능식품으로도 공식 승인했다. 자일리톨이 충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로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현재 식약처는 94건의 인체 적용시험을 비롯한 총 146건의 최신 임상연구를 바탕으로, 충치 위험을 줄이려면 하루에 자일리톨 5~10g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무 자일리톨 껌이나 모두 충치를 예방하는 걸까. 충치 예방 효과를 얻으려면 적어도 자일리톨 성분 함량이 55% 이상인 것을 골라야 한다. 송 주임교수는 “자일리톨 성분 수치는 얼마만큼 설탕을 대체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일리톨 농도가 55% 이하라면 무설탕이 아닌 이상 설탕이 그만큼 많이 들어간 것이어서 충치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일리톨은 자기 전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핀란드 유아원에선 ‘자기 전에 씹는 껌’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많은 아이가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기 전 또는 밤에 잠들기 전에 자일리톨을 씹는다. 입안 세균이 잠을 잘 때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또 침 안에 충치를 막는 성분이 많은데, 자는 동안에는 침 분비가 적어져 잠자기 전에 자일리톨 씹는 것을 추천한다.
충치는 전염병 … 가족도 주의해야
충치 예방법에 대해 송 주임교수는 “양치질을 잘하고, 자일리톨을 씹는 것 모두 필요하지만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충치가 잘 발생하는 어린이는 적어도 6개월에 한 번, 성인은 해마다 검진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성인은 1년마다 스케일링을 하는 게 좋은데 한 회당 1만3500원 정도 하는 스케일링을 해마다 정기적으로 잘 받아도 먼 훗날 값비싼 임플란트 비용을 상당히 아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뜨겁다고 ‘후~’ 불어 먹이다 충치균 옮길 수 있어요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