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쳐서 가장 아쉬웠던 작품 중 하나. 처음 봤을 때는 화사한 색감에 반하고 캐릭터들에 화내고 웃다가는 이내 씁쓸함과 충격적인 감동을 느끼는 데 그쳤지만, 이 작품은 스토리를 전부 안 상태에서 다시 마주할 때마다 커다란 슬픔과 답없는 고민을 안겨주었다.
# 의도를 숨긴 카메라
션 베이커 감독은 <탠저린>을 비롯한 지난 영화들에서도 그랬듯이 직접적이고 자극적인 묘사를 하지 않았다. 단지 어두운 현실 속 캐릭터를 동정하거나, 그 현실을 만든 주체나 배경을 비판하는 내러티브의 영화를 찍지 않았다. 특별히 의도를 담지 않고 찍은 듯한 앵글 덕에 휴양지 놀이동산 주변 아기자기한 배경들 속 아이들은 더없이 순수하고 아름다워 보이며, 반작용으로 그들의 실상은 더욱 가슴을 후벼팔 기세로 와닿는다.
기억에 남은 대표적인 장면은, 커튼 뒤 무니. 커튼 뒤에 숨겨져 젖은 머리칼에 가리운 무니의 표정은 어땠을까. 상상하기 무섭게 아프다.
# 비전문 연기자들의 놀라운 연기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윌렘 대포(바비 역)의 '선을 아는' 연기도 너무 좋았다. 매직 캐슬의 관리자이나 사장은 아니고, 아버지 같지만 타인인, 조금 신경써주고 지켜봐주는 데 그치는 연기가 너무 적절했다.
#무지개의 끝엔 무엇이 있을까
글 by 이성과 감성사이(와친능력자)
제목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 2017)
감독 션 베이커
출연 윌렘 대포, 브루클린 프린스, 브리아 비나이트
등급 15세 관람가
평점 IMDb 7.6 에디터 꿀잼
와칭(watc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