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단(박맹우 단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개혁공천을 하겠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2020 시대정신과 당의 쇄신과 혁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합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지역구 91명 중 30명 이상 배제
비례·불출마 합치면 절반 넘을 듯
중진들 “마음 안들면 다 자를건가”
컷오프 비율은 지역구 의원을 대상으로 적용된다는 게 총선기획단의 설명이다. 현재 한국당 의원 108명 중 지역구 의원이 91명이니 30명 이상이 공천에서 배제된다는 의미다. 총선기획단에서는 자진 불출마자와 비례대표(현역 17명), 공천 심사 탈락자와 경선 탈락자 등을 포함하면 총 현역교체율이 절반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중진 의원은 “당내 쇄신 요구가 속출하고 당이 수세에 몰리자 황 대표가 파격적인 카드를 동시에 꺼내든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영남권 의원은 “보통 기준을 정해야 어떤 사람들을 얼마나 컷오프 할지 정하는데, 대표가 쇄신을 요구하는 분위기 때문에 다소 빨리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불만도 감지됐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선거구 획정도 안 됐고, 선거제도도 아직 안 정해졌는데 컷오프 비율부터 발표한 건 너무 성급한 결정”이라며 “다 무소속으로 뛰쳐나가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나. 황 대표가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수도권 중진 의원도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다 자르겠다는 건가”란 말도 나왔다.
◆민주당, 국민 투표로 비례 결정=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당 비례대표 후보자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공천심사단을 구성하고, 국민 투표 등의 방식으로 후보자를 확정키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제3차 총선기획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국민공천심사단엔 당원과 비당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 이 중 200~300명은 숙의심사단으로 구성되고, 이들은 1박2일 합숙을 통해 비례대표 지원자들로부터 정견발표를 듣고 질의응답을 거쳐 직접 평가를 한다.
그 외 일반 심사단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정견발표를 시청한 뒤 온라인 투표를 한다. 민주당은 일반 심사단과 숙의 심사단 투표 결과를 합산한 뒤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성지원·윤성민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