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전날 상암동 MBC 사옥에서 국민 패널 300명을 만나 사전 각본 없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117분간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국민과의 대화’는 생방송으로 진행됐는데, 방송 후 일각에서는 “소란스러웠다”, “송곳 질문은 없었다” 등과 같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어수선했다? 대의민주주의 시스템에 문제 있는 것”
이어 “특히 여성, 장애인, 다문화 가족 등과 같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제도권 안에서 목소리를 내고 그들의 이해관계가 체계화될 수 있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각종 민원 시스템이 좀 더 정상적으로 활발하게 작동됐다면 어제처럼 약간 어수선한 반응은 훨씬 떨어졌을 텐데 그런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국민과 소통 시스템을 한번 점검할 필요는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팬 미팅 같았다’ 주장 동의 어렵다”
김 수석은 “대통령의 위치라는 건 국가 정책의 큰 방향을 말하는 것”이라며 “어제 정책실장·경제수석·사회수석·일자리수석 등 청와대 참모가 다 같이 패널로 자리해 있었다. 이 뜻은 대통령이 국정 전반에 대해 큰 방향과 원칙을 말하고 아주 디테일한 사안이 나오면 수석들이 대답할 기회를 갖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2시간 이내에 모든 현안을 다 논의할 수 없지만, 어제 대통령께서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주요 현안들에 대해 분명히 입장을 밝혔고 앞으로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나가겠다는 큰 방향은 말씀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출신인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의 ‘나 같으면 이런 거 안 했을 거다’라는 말도 그렇고,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준비하기 어려운 포맷이다. 청와대에서도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는 진행자 질문에 김 수석은 “당연히 고민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김 수석은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각본 없이 대화한 건 우리 역사상 없다”며 “그런 측면에서 충분한 의의가 있다 생각한다. 국정 반환점을 넘어선 시점에서 청와대도 마음가짐을 다잡고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는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