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는 18일 오전 3시 50분쯤 카마란 섬 서쪽 부근을 지나던 한국 국적 항만준설선(웅진G-16)과 예인선(웅진T-1100)두 척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선(라빅3호)과 함께 후티 반군에 의해 나포됐다. 이에 따라 배 안에 타고 있던 선장 김모(63)씨와 기관사 이모(61)씨 등 한국인 2명이 현재 예멘 남부 호데이다주 살리프항에서 억류 중이다. 아시아·유럽 국적 선원 14명도 함께 억류됐다.
한국 시간 18일 새벽 예멘 인근 해역서 억류
후티 반군 측 "한국인은 석방" 의사 밝혀 와
사건 초반 피랍 또는 납치일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는 인근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를 파견하기도 했다. 사건 발생 4시간 만인 18일 오전 7시 24분쯤 선장 김씨가 “해적이 선박을 장악 했다”는 메시지를 선사 측에 보내면서다. 그로부터 20분 뒤 선사 측이 외교부에 신고를 하면서 정부는 관계부처와 협의 후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구성했다.
그러나 후티반군은 물밑 접촉 등에서 “해당 선박이 예멘 영해를 넘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방국 등의 협조로 국민의 신변 안전과 후티 측 석방 의사도 확인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중동 아라비아 반도 남쪽 끝에 위치한 예멘은 오랜 내전으로 정세가 불안정한 상태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예멘 정부와, 이에 반발하는 후티 반군이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나포 세력은 후티 측이다.
외교부는 전날 기자단을 상대로 사건 발생 경위를 설명하면서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을 위해 보도 유예(엠바고)를 요청했다. 이날 후티 측이 석방 의사를 밝혀 오면서 엠바고를 해제했다. 다만 만일에 대비해 청해부대의 예멘 인근 해역 배치는 유지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고 발생 주변국 공관과 협의를 통해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우리 국민에 대해)예방 활동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