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사체유기 장소, 경찰이 못찾아"
고유정 측은 이날 “의붓아들 살인사건과의 병합을 고려하다 보니 최후변론 등을 준비 못 했다”고 했다. 당초 검찰은 이날 고유정의 전남편 살해사건에 대해 구형을 하려 했으나 12월 2일로 결심공판이 연기됐다.
제주지법, 18일 고유정 사건 7차공판
고유정, “여론이 죽이려해” 진술거부
재판부, ‘결심공판’ 12월 2일로 연기
19일 오전엔 의붓아들 살해사건 재판
고유정은 공판 초반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다 돌연 태도를 바꿨다. 그는 전남편이 자신을 성폭행하기 위해 시도하는 모습과 자신의 감정 등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반면 구체적인 전남편 살해 당시 상황 등에 대해서는 “정신이 없었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피해자의 어디를 찔렀느냐”는 검사 질문에 “목과 어깨 쪽인 것 같다. 정신이 없어서 추측만 된다”고 했다.
"전남편이 덮쳐…미친X처럼 저항했다"
고유정은 사체유기 장소에 대해서도 이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사체유기 장소를 말했는데, 경찰이 찾지 못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통해서다. 그는 “사체 일부라도 보관한 장소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말해달라”는 검사의 질문에 “(경찰 조사에서) 제가 그 당시에 기억나는 부분을 정확히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이어 고유정은 “(시신을) 당연히 찾아야 하고, 찾아야만 했다”며 “그러나 경찰에서는 계속 못 찾는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건 초반 “(시신을) 전남 완도항 근처에 유기했다”는 고유정의 진술에 따라 한 달이 넘도록 수색작업을 했지만 찾지 못했다. 반면 고유정은 시신을 훼손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했다.
유족 "능숙한 태도…형사재판 처음?"
또 “저녁식사 후 싱크대에서 수박을 씻는 와중에 전남편이 뒤에서 절 덮쳤다”며 “아들이 있는 공간에서, 불쌍한 내 새끼가 있는 공간에서…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여론이 저를 죽이려 한다”며 울먹였다. 고유정은 이후 “공판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재판부가 거부하자 “검사님 무서워서 진술을 못 하겠다”며 답변을 거부하기도 했다.
유족 측 변호인은 이런 고유정의 신문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강 변호사는 “처음으로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검사의 질문에 진술했으나 가장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변명하려는 내용은 너무나 능숙하게 설명하는 태도를 보면서 ‘과연 형사재판을 처음 받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9일엔 '의붓아들 살해사건' 재판
검찰은 고유정이 수면유도제 성분을 넣은 카레를 A군과 현남편에게 먹인 뒤 두 사람이 잠든 사이 A군을 질식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정은 의붓아들 사망 후 제주에서 진행된 장례식에 참여하지 않은 채 청주 아파트에서 A군의 피가 묻은 이불 등을 버리기도 했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