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앉아서 일하는 당신···다리가 가렵고 저림·경련 있다면

중앙일보

입력 2019.11.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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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로 다리가 불편한 한 여성이 사무실에서 다리를 주무르고 있다. [중앙포토]

다리에 있는 푸른빛 정맥이 피부 밖으로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가 중장년층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60대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온종일 앉거나 서서 일하는 사람이 나중에 하지정맥류가 생기기 쉽다.
 
17일 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하지정맥류 건강보험 진료 인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 수는 18만7624명이었다. 2014년 15만2951명과 비교하면 3만명 넘게 늘어났다. 연평균 5.4%씩 증가한 수치다. 하지정맥류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지난해 하지정맥류 환자 중 여성 비율은 68.3%로 남성(31.7%)의 두 배를 넘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환자 증가율도 여성(5.7%)이 남성(4.7%)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작년 환자 18만여명, 여성이 남성 2배 넘어
50대-60대-40대 순 많아, '중장년층' 위험
압박 스타킹 쓰거나 수술·약물 치료법 가능

홍기표 건강보험 일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정맥류가 여성에게 많은 건 여성 호르몬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임신에 따른 호르몬 변화로 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다산 여성에게 더 쉽게 나타난다. 출산 후엔 하지정맥류가 대부분 사라지지만 정맥이 확장됐을 때는 되레 악화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도별·연령별 하지정맥류 진료 인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하지정맥류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생하기 쉽다. 지난해 기준 50대 환자가 전체의 27.9%로 가장 많다. 60대(21.5%), 40대(19.5%)가 그 뒤를 이었다. 남성은 50대-60대-40대 순으로 환자가 많았지만, 여성은 50대-40대-60대 순으로 조금 달랐다. 홍기표 교수는 "정맥류 발병엔 유전적, 직업적 요인 등이 다양하게 작용한다"면서 "오래 앉아 있거나 서서 일하는 직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맥의 탄력이 약해지면서 병이 진행되고 합병증도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50~60대가 병원을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가 발병하면 가려움과 저림, 근육 경련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외관상 정맥류가 보이더라도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합병증으로는 정맥 색깔이 갈색으로 바뀌는 ‘색소침착’이나 습진, 궤양 등이 있다.
 
치료 방법은 다양하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정맥 활성 약을 먹는 게 제일 기본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정맥을 원상태로 복구시키거나 정맥류 진행을 막지는 못한다. 증상만 완화하는 식이다. 레이저 등으로 정맥을 막는 수술을 택하거나 약품을 혈관에 주사하는 치료법을 쓸 수도 있다. 환자마다 증세와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서 적합한 치료법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