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응시인원 역대 최저…전문가 "정시 모집 늘고 재수생 강세"

중앙일보

입력 2019.11.14 10:15

수정 2019.11.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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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서 중앙고 학생들이 수험생 선배를 응원하고 있다. [뉴스1]

올해(2020학년도) 대입 수능 응시 인원은 54만8000여명으로 수능 역사상 가장 적다. 지난해보다 4만6190명이 줄었다. 반면 대학모집 정원은 34만7866명으로 지난해(34만8834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14일 입시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로 인해 올해 수시 모집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을 맞추지 못해 불합격하는 학생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예년에 비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응시생 감소로 수능최저 못 맞추는 지원자 늘 듯
수시모집 정원 미달→정시모집 증가 가능성
전문가들 "수능 준비 탄탄한 재수생에겐 호재"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에서 등급은 상위 4%부터 1등급, 11%까지 2등급 식으로 백분위로 끊어 매긴다"면서 "전체 응시 인원이 줄면 등급 구간 내의 학생 숫자도 줄어 결국 수능 최저를 맞추는 학생 숫자가 예년보다 적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도 "같은 석차라도, 지난해 수능에서는 2등급을 받았다면 올해는 2.2등급으로 다소 뒤로 밀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능 이후 일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반면 대학의 수시모집 정원은 지난해 26만5862명에서 올해 26만8776명으로 늘었다. 또 고려대·서강대 등 상위권 대학들은 대부분 수능최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고려대는 수능최저가 높은 편으로, 인문계의 경우 4개 영역 수능등급 합이 6을 맞춰야 한다. 2개 영역은 2등급, 2개 영역은 1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자연계는 4개 영역 수능등급 합이 7이다. 3개 영역은 2등급, 1개 영역은 1등급이어야 합격할 수 있다. 
 
대학과 관계없이 대다수 의학계열은 수능 3개 영역에서 1등급을 받아야 수능최저를 맞출 수 있다. 이 소장은 "응시 인원 감소로 수능최저기준에 미달한 학생이 늘어, 상당수 대학이 수시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해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0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수능 시험장인 대구 수성구 수성동 남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같은 흐름이 결과적으로 재수생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명규 스터디홀릭 대표는 "재학생들은 학종·내신에 신경쓰느라 수능 준비에 다소 소홀할 수밖에 없어 수능최저를 못 맞출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결국 수능 대비가 탄탄한 재수생이 올해 크게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시 인원 감소가 수능 표준점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만기 이사는 "표준점수는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를 토대로 산출하기 때문에 인원수 변동에 따른 영향은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어사전 등급
영역·과목별로 점수에 따라 전체 수험생을 9등급으로 나눠 해당 수험생이 속한 등급을 표시한다. 전체 수험생의 상위 4%까지 1등급, 그 다음 7%까지 2등급에 속한다.
 
용어사전 표준점수
선택한 영역·과목이 다른 경우에도 우위를 비교할 수 있도록 평균과 표준편차가 각각 일정 값이 되도록 원점수를 변환한 것. 선택 영역·과목 내 수험생 개인의 원점수가 다른 수험생의 점수에 비해 어느 위치에 해당하는지 나타낸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