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감은?
- “아시아나가 어렵게 된 건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가 인수해 꼭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
- 최종 인수하게 되면 신주로 투입되는 자금 규모는?
- “2조원 이상일 것 같다.”
- 현재 아시아나의 채무 규모가 너무 많다는 우려가 있다.
- “저희가 2조원 이상 증자하면 부채 비율이 300% 미만으로 내려갈 전망이다.”
- 아시아나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나?
- “현재까지는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 반대로 여러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모빌리티 그룹을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비전인지?
- “아직 확정된 개념은 아니다. 우리가 현재 항만 사업 등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과 함께 연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일각에선 정 회장이 과거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현대자동차 회장을 맡은 것과 관련해 “그때 못다 이룬 꿈을 항공산업으로 이루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아시아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자회견
인수하면 신주 투입자금 2조원 이상
현재 인력 구조조정 계획 없어
경제 어려울 때가 좋은 사업다각화 타이밍
- 앞으로 실사 과정에서 어떻게 대응할 건지?
- 문제 될 수 있는 부분은 이미 나와 있고, 앞으로 아주 커다란 문제가 나오리라는 건 예상하지 않고 있다.
- 왜 지금 사업 다각화를 하는지?
- “다들 경제가 어렵다고 걱정을 한다. 더 어려워질 거라고 한다. 이럴 때가 사업 다각화를 하기에 좋은 때가 아닌가 생각했다. 앞으로 능력 되는 한 계속할 거다. 다만 지금은 아시아나 인수에 집중해야 할 때다.”
-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과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배경은?
- “그동안 여러 M&A를 성공하신 박 회장의 인사이트를 받고 싶었다. 박 회장이 최근 미국 호텔 등을 인수했는데 그런 것과도 상관있다.”
- 아시아나항공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나?
- 그럴 생각은 없다. HDC와 어떻게 조화롭게 할 수 있을지 한 번 연구하려고 한다.
◆'포니정' 못다 한 꿈 이루나=정 회장의 과거 ‘비운의 스토리’가 조명을 받는다. 그는 1996년까지 현대자동차에서 일하다 부친과 함께 회사를 떠난 바 있다. 현대차에서 밀려난 설움을 유사 모빌리티(mobility) 기업인 아시아나 인수를 통해 털어내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당시 정주영 회장이 현대차 경영권을 장자인 정몽구 회장에게 승계하기로 결정하면서, 정 회장은 아버지와 함께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정든 회사를 떠나면서 정 회장은 매우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은 아버지가 타계한 이듬해인 아버지 별칭 ‘포니정’을 따와 ‘포니정 재단’을 만들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아시아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정 회장은 “모빌리티 그룹으로 발돋움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의 비운의 스토리를 기억하는 기자들이 “모빌리티 그룹의 구체적인 실체가 무엇이냐”고 묻자 정 회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정 회장은 이번 인수를 두고 실무진에게 “반드시 인수해야 한다”고 독려했다고 한다. 그 결과 HDC그룹이 써낸 인수 금액은 경쟁 기업들보다 1조원가량 많은 2조5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을 맡은 후 20년이 흘렀다. 정 회장은 20년 만에 현대차에서 못다 이룬 꿈을 아시아나를 통해 이룰 수 있을까.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