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월 쏜 북극성-3형 괌 주변까지 날아간다

중앙일보

입력 2019.11.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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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0월 2일 쏘아 올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사거리가 2100㎞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3년 전 시험 발사한 SLBM보다 1000㎞ 이상 늘린 것으로, 미국 본토에 대한 ‘치고 빠지기’ 공격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의미다.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기계학부 교수가 11일 공개한 ‘고체 추진제 북극성-3형 SLBM의 특성 및 성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의 SLBM 사거리는 탄두 질량에 따라 2100~2800㎞ 수준으로 분석됐다. 당시 공개된 북극성-3형 사진과 비행거리, 고도 등을 토대로 추정한 제원이다. 장 교수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에서 개발해 전력화한 초기 SLBM 제원과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 성능 분석
미국 본토 위협 가능성 더 커져

북한이 미국의 폴라리스(Polaris), 중국의 중국 쥐랑(JL)-1·2 등을 참고해 북극성-3형을 개발했다고 가정하면 북극성-3형의 직경은 1.5~1.65m이고, 여기에 발사형상 사진으로 분석을 더하면 길이는 직경의 약 5.48배인 8.2~9.0m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장 교수는 “북극성-3형이 3000t급 잠수함에 탑재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도 이 같은 추정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직경 1.50m, 1.55m, 1.60m, 1.65m로 나눠 제원을 분석했다. 북한이 당시 북극성-3형을 450㎞ 사거리 및 910㎞의 고각궤적으로 발사한 점을 토대로 핵탄두 질량을 670~980㎏ 정도로 추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고각 발사가 아닌, 정상궤적 발사 시 최대 사거리가 2000~2200㎞ 라는 게 장 교수의 분석이다. 장 교수는 “북한이 탄두중량 400㎏ 정도의 핵탄두 소형 경량화에 성공하면 직경 1.60m의 SLBM에서 최대 사거리는 2810㎞ 이상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북한 SLBM의 향상된 사거리가 미 본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군 안팎의 중론이다. 북한에서 미 본토 서해안까지의 거리가 1만㎞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 3000t급 SLBM 잠수함이 7000㎞ 정도만 은밀히 이동해도 미 본토가 사정권에 들어간다. 군 소식통은 “3000t급 잠수함에 북극성-3형을 탑재하는 게 현실화되면 하와이나 괌 정도는 북한이 거뜬히 공격 사정거리에 넣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