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박찬주 전 대장의 기자간담회를 보고 나서, 황 대표가 추후 영입 명단에 올리는 건 부담스럽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영입 자체를 막는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계속 이어질 2차·3차 인재 명단 발표에만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추후 박 전 대장에겐 경선이든 공천이든 모든 문이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공식 환영행사를 거치는 상징성을 거두겠다는 뜻이다.
박지원, "황교안 대표는 아마추어"
당장 “장병 폄훼 발언”(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찬주는 황교안과 한 쌍의 반인권 커플”(임태훈 소장) 등 외부 비판은 물론 “5공 검사에 5공 장군”(홍준표 전 대표)이라는 내부 비판도 나왔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당초 황 대표는 박 전 대장을 2차 명단이든 3차 명단이든 올리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지만, 기자간담회와 이후 반응을 보고 뜻을 접었다”고 전했다.
이날로 박찬주 인재 영입 해프닝은 일단락됐지만, 황 대표의 리더십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영입 추진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황 대표로선 지난 5월 직접 대전에 찾아가 영입해 온 박 전 대장을 한국당 보수 아이콘으로 내세우려 했을 수 있다. 지난 4월 박 전 대장이 뇌물수수 혐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당내에서도 그를 ‘적폐몰이 희생양’으로 보는 시선이 어느 정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1차 인재영입 발표(31일)를 하루 앞두고서, 당 최고위원 전원이 집단 반발하는 변곡점이 일면서 생채기가 생겼다. 지도부 간 소통 없이 영입을 추진한 게 드러나면서다.
황 대표는 당내 반발을 고려해 일단 박 전 대장을 1차 명단에서 제외하면서도, 이튿날 ‘영입 배제냐’는 질문에 “배제라니요? 박 전 대장은 정말 귀한 분”이라며 추후 영입 대상임을 시사했다.
그러자 당 안팎에선 황 대표가 고집을 부린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 당 투톱(황교안·나경원) 불화설이나 미진한 보수통합 등과 함께 황 대표 리더십 논란으로 번졌다. 일각에선 “황교안 체제로는 총선이 어렵다”는 말까지 나왔다.
당시 일부 황 대표 측에서도 “박 전 대장을 무리하게 안고 갈 필요는 없다”는 기류가 흘렀지만, 황 대표는 지난 2일 작심한 듯 “실수한다고 뒤에서 내부총질 하면 되겠나”라며 강한 어조로 내부 단속에 들어갔다. 박 전 대장에 대한 애정을 넘어, 자신에게 제기된 리더십 논란을 영입 추진으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이 같은 의지는 박 전 대장의 기자회견 직전인 4일 오전까지 있었다. 황 대표는 ‘박 전 대장 영입에 대한 입장이 달라질 수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저희의 입장은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장이 셀프 구설에 오르면서, 황 대표도 명분을 잃게 됐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이날 황 대표를 두고 “아무래도 아마추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확실한 야당 복은 있는데, 그 야당 복이 보통 복이 아니라 천복이 있다”고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