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을 찢고 나오는 존재감의 배우 이영애가 14년 만에 복귀하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가 오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베일을 벗었다. 4일 오전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이영애는 “가족을 이루고 엄마가 되는 데 집중하느라 시간이 지난지도 몰랐다”면서 “20~30대엔 나만 생각했다면 40대엔 가족을 생각했는데 그게 자양분이 돼서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다”고 이번 영화를 소개했다. 2009년 결혼하고 2년 뒤 쌍둥이 남매를 출산한 이영애는 그간 드라마 ‘신사임당’과 단편영화 ‘아랫집’(2017) 외엔 이렇다 할 작품 활동이 없었다.
'금자씨' 이후 14년 만에 복귀 '나를 찾아줘'
6년 전 잃은 아들 찾는 엄마 역할의 스릴러
"엄마로서 사회에 좋은 영향 줄 작품 선택"
이날 공개된 예고 영상에선 넋이 나간 듯 비통한 이영애의 표정과 아들을 되찾겠다는 결연한 의지, 갯벌에서 진흙투성이가 된 채 몸을 던지는 연기 등이 두루 비쳤다. 이영애는 “금자씨 경우엔 감독(박찬욱)과 장르 색깔이 확실했던 반면 ‘나를 찾아줘’는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엄마 모습”이라며 “7~8년 엄마로 살아온 모성애가 어떻게 나타날까 나도 궁금하다. 엄마로서 녹여낼 수 있는 감성이 분명 다를 것이고 그게 관전포인트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14년 만에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시나리오가 촘촘하고 완벽한 연극 대본을 보는 듯했다”면서 “정연 역할만큼이나 마을 사람들 전체가 주인공이다. 기다린 만큼 좋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결혼 전과 비교해 작품 선택 기준이 바뀌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전엔 역할과 장르 색깔에 많이 욕심을 냈는데 엄마가 되고 나니 내가 하는 드라마·영화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조금 더 나은 미래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데 부합한 영화라서 선택한 것도 있다”고 털어놨다.
유재명 역시 “(함께 연기하며) 준비하고 노력한 것보다, 상상 이상의 행복감이 있었다. 우리 둘이 긴장감의 대척점이라 그걸 살리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영화에 대해선 “스릴러가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현실적이면서도 놓치기 힘든 긴장감이 있다”면서 “마지막엔 우리 사회가 애써 회피했던 진실에 대한 것을 묵직한 화두로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함도’ ‘악마를 보았다’ 등의 이모개 촬영감독과 이성환 조명감독 등 충무로 베테랑 스태프들이 함께 했다. 이영애는 특히 “조화성 미술감독 등은 ‘금자씨’ 때도 함께 했는데 이번에 흔쾌히 함께 하셔서 너무 든든했다”고 소개했다. 제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섹션에 초청된 영화는 “촘촘하게 짜인 각본과 예측하기 힘든 반전으로 가득 찬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11월27일 개봉.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