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文정부 가장 잘못한 일 묻자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중앙일보

입력 2019.11.01 13:41

수정 2019.11.0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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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1일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사이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다. 
 
▶조 의원="며칠 뒤면 문재인 정부가 반환기를 돈다. 이 정부가 제일 잘한 일은 뭐고 가장 잘못한 일은 뭔가. 하나씩 꼽는다면."
▶노 실장="가장 잘한 건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했다라고 생각한다. 가장 잘못했다라고 한다면…글쎄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조 의원="잘못한 게 없나."
▶노 실장="그런 건 아니고,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조 의원="떠오르지 않나. 아 이거 심각하다."

1일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국정감사
김현종 안보실 차장 두곤 '슬하선생'
"靑 사회수석실, DMZ 헬기 유람" 주장도

노 실장은 끝내 하나를 꼽진 않았다. 조 의원이 경제와 국민통합 부족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한 뒤에야 노 실장은 대신 "우선은 소통을 강화하는 행보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인사를 두고도 "지금까지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조금 더 두루 널리 사람들을 살펴보고 그들을 좀 발탁하는 그런 인사가 돼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이런 가운데 청와대 참모들의 행실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이양수자유한국당 의원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별명이 또 하나 붙었다. ‘무릎 슬(膝)’ 자를 써서 ‘슬하선생’이라는 별명이 파다하게 회자 된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슬하선생이라고 들어보셨나’는 이 의원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같은 지적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간에 주유엔대표부 소속 외교부 직원 A서기관이 의전 실수로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 앞에서 무릎을 꿇은 일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김 차장을 향해 “정관계에 이런 별명이 파다하게 회자되는 것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도움이 안 된다. 자중하고 심기일전 해달라”고 말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이날 국감에서는 “지난 5월 김연명 사회수석 등 청와대 사회수석실 직원 13명이 규정을 어기고 군 헬기로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 고성구간’을 유람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양수 의원은 “육군 규정에는 (헬기 이용 시) 항상 군부대 위문일정을 넣고 다른 일정을 하게 한다. (김 수석은) 위문 일정 하나 없이 그냥 헬기 타고 다녀왔다”며 “어디 아무 때나 군 헬기를 타고 가냐”고 질타했다. “DMZ 안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외곽의 관광코스만 돌았다. 청와대에서 이렇게 일정을 보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일정표와 명단 하나만 국방부에 달랑 던져주니까 국방부가 알아서 기었다. 청와대가 정신이 쏙 빠졌다”고 김 수석 등을 나무랐다. 이 의원은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5월 24일 당일 행사를 위해 군은 안내요원을 6명이나 동원했고, 헬기 1대, 승합차 2대(22사단)를 각각 지원했다”고도 했다.

 
김 수석이 ‘군 헬기 탑승 협조 공문을 보고 받았냐’고 묻는 이 의원 질문에 ”그것까지는 확인을 못했다. 절차상 문제가 있었으면 보고가 됐겠지만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