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스킨케어 제품 중 가장 많은 유효 성분을 포함하는 제품군을 에센스라고 생각한다. 가격도 토너(스킨)나 크림에 비해 비싼 편이다. 하지만 요즘 이런 에센스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는 제품이 있다. 바로 앰풀(앰플로도 표기)이다.
앰풀 화장품 어떻게 골라야 하나
앰풀은 비싸다? 용량 커지고, 가격 내려가고
H&B 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에서 10월 30일까지 에센스 카테고리 제품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85% 신장했다. 앰풀의 매출은 같은 기간 144% 늘었다. 에센스와 세럼, 앰풀을 별도 구분하지 않고 에센스로 통합 운영하는 올리브영이 에센스 카테고리 내 제품명에 ‘앰플 또는 앰풀’이 들어간 제품으로 자체 집계한 결과다. 즉, 에센스 카테고리의 매출 증가를 견인한 제품이 바로 앰풀이라는 얘기다.
하나씩 꺼내 사용하는 원데이 앰풀로 유명한 ‘웰라쥬’의 ‘히알루론산 앰플’은 연간 약 200%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자신의 특정 피부 고민에 효과가 높은 제품만 선택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고농축 에센스나 앰풀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보통 고가인 에센스보다 더 많은 유효 성분을 포함하는 앰풀은 그보다 더 비쌀 것으로 인식한다. 게다가 지금까지 고가의 백화점 브랜드 위주로 출시되던 앰풀은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가격이 가장 비싼 제품군 중의 하나였다. 병당 2~10mL 용량으로 개별 포장되어 한 달 정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형태가 많고, 가격은 중저가 브랜드의 경우 10만 원대, 고가 브랜드는 30~50만원을 넘나든다. 좋은 효과에도 대중화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최근 2~3만 원대 앰풀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앰풀 스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2~10mL 정도의 용량이 여러 병으로 소포장 되어 있던 형태도 바뀌어 30~50mL 한 병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대신 스포이트 타입으로 양을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고 매일 사용해도 될 만큼 가볍고 산뜻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도 그만큼 내려갔다. 수분 앰풀로 유명한 ‘리리코스’의 경우 5mL 12병으로 구성된 기존 ‘마린 하이드로 앰플 EX’ 제품이 15만원 대인 반면, 나중에 출시된 30mL 한 병 구성 ‘하이드레이팅 펄스 앰플’이 4만원대다. ‘CNP 프로폴리스 에너지 앰플’‘보타닉힐 보 더마 시카 앰플’ 등 올리브영 앰풀 매출 상위권에 포진한 제품들도 개당 가격이 2~4만 원대로 형성되어 있다.
용량은 커지고 가격은 내려간 대신 유효 성분 함량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30~50mL 대용량 앰풀의 경우 기존 에센스나 세럼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다. 화장품 비평가이자 책 『화장품이 궁금한 너에게』 저자 최지현 씨는 “에센스나 세럼이 아닌 앰풀이라고 지칭했을 때보다 고급스럽고 기능이 좋을 것으로 판단하는 소비자들이 있어 ‘앰풀(앰플)’이라는 이름이 단순히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앰풀 고를 땐 함량·피부 타입 체크해야
자신의 피부 고민에 따라 성분을 골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탄력이 떨어졌을 때는 콜라겐, 피부 수분이 부족할 때는 히알루론산, 피부에 영양을 주고 싶을 때는 비타민·세라마이드, 주름이 신경 쓰일 때는 레티놀이 들어간 제품을 고르면 좋다. 고농축 앰풀의 경우 단독으로 사용해도 되지만, 기존 사용하는 크림이나 에센스에 한두 방울 떨어트려 섞어 사용하는 방식도 추천할만하다. 단독으로 사용할 때는 토너나 스킨으로 피부를 정돈 한 뒤 에센스 단계에서 앰풀을 사용한다. 에센스는 생략하고 그 위에 크림을 발라 피부 표면에 유분 보호막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건조한 가을철 가장 적합한 앰플은 무엇일까. 최지현 씨는 “겉은 번들거려도 속당김이 있는 지성 피부는 수용성 보습 성분인 히알루론산 앰풀을, 건성 피부의 경우 피부 장벽을 강화해 보습 효과를 주는 세라마이드 성분 앰풀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