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매출 245조원, 영업이익 58조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국내 총생산(GDP)의 약 13%, 304조원 정도인 시가총액은 코스피 시장의 약 30%를 차지한다. 또 국내 직접 고용 인원만 10만명이다.
삼성전자 오늘 창립 50주년
이병철 회장 1983년 도쿄선언
D램 진출해 28년째 글로벌 1위
이건희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꿔”
질 위주 성장 신경영 선언
이재용, AI·5G·바이오 180조 투자
“2030년까지 비메모리 세계 1위”
삼성전자의 설립 첫해 실적은 순손실 400만원이었다. 하지만 70년대에는 가전, 80년대에는 반도체, 90년대에는 휴대폰 사업에 진출하며 각각의 사업분야에서 글로벌 1위에 올랐다. 72년 흑백 TV를 처음 생산한 삼성전자는 2006년 보르도 LCD TV를 계기로 최강자였던 소니를 눌렀고, 2006년부터 13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다(IHS 마킷).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은 1983년 2월 일본 도쿄선언을 통해 D램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동경 선언 직후 그해 11월 미·일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했다. 92년 세계 최초 64MB D램을 개발해 일본 도시바나 NEC,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을 제쳤다. 이후 삼성전자는 D램 세계시장에서 40%가 넘는 점유율로 28년째 1위다.
90년대에는 휴대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임원과 해외 주재원 등 200여명을 모아놓고 한 ‘신경영 선언’에서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의식·체질·제도·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해야 한다”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모든 걸 바꾸라”고 일갈했다.
삼성전자는 애니콜(94년)을 시작으로 벤츠폰(2003년), 블루블랙폰(2004년) 등의 밀리언셀러를 잇달아 쏟아냈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며 노키아·모토로라 등은 자취를 감췄지만, 삼성전자는 2010년 갤럭시S를 내놓으며 애플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갤럭시 폴드로 스마트폰 시장의 첫 폼팩터(외형) 체인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유례없는 불확실성과 마주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반도체 시장 침체 같은 외부 악재 속에 국내에선 실질적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지난 50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인공지능(AI)·5세대 통신(5G)·자동차 전장 반도체·시스템반도체·바이오에 180조원을, 올해 4월에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세계 1위 달성(반도체 비전 2030)을 위한 133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