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9 부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하 동아시안컵) 기자회견에서 “한일전이 갖는 의미를 잘 안다. 어느 경기보다 치열한 라이벌전인 만큼, 진중하게 임할 것”이라며 “한일전에 앞서 열리는 두 경기(홍콩전, 중국전)를 잘 마친 뒤, 팬들이 원하는 결과(한일전 승리와 우승)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부임해 1년간 대표팀을 이끈 벤투 감독이 일본을 상대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한일 관계가 사상 최악인 시점에 맞대결이 잡혀 어깨가 무겁다.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각오 밝혀
새로운 선수 발굴과 우승이 목표
여자팀 불참하는 북한 제재 없어
한국은 일본전 역대 전적에서 78전 41승23무14패로 크게 앞서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만 따로 떼어 살펴보면 5승7무4패로 호각지세다. 동아시안컵 상대 전적도 2승3무2패로 팽팽하다. 다만 한국은 안방에서 열렸던 두 번의 대회에서 모두 졌다. 2005년 8월 대구에서 0-1로, 2013년 7월 서울에서 1-2로 각각 졌다.
동아시안컵은 아시안게임처럼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다. 따라서 구단이 대표선수 차출에 응할 의무가 없다. 손흥민(27·토트넘) 등 유럽파의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까지는 대개 K리거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뛰는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벤투 감독은 “선수 선발부터 여느 대회와는 다른 방식으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새로운 선수를 관찰할 계기로 삼을 생각이다. 이번 대회에서 새 얼굴이 여러 명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변수가 많아도, 어차피 목표는 우승이다. 벤투 감독은 “한국은 이 대회에서 통산 네 번, 최근 두 차례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대회가 홈에서 열리는 만큼, 팬들 기대 큰 건 당연하다. 프로다운 자세로 준비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여자부에서 최근 세 대회 연속 우승한 북한이 돌연 불참을 결정한 데 대해 EAFF는 “북한축구협회가 아닌, 북한 당국의 결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박용수 EAFF 사무총장은 “지난 5월 말 동아시안컵 참가국을 대상으로 (출전) 의향서 발송을 요청했는데, 북한만 무응답으로 일관했다”며 “평양 남자축구 남북대결(월드컵 2차 예선, 15일) 때도 현지에서 북한축구협회 측과 접촉했지만, 끝내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보낸 공문에는 ‘참가 의향이 없다’고만 되어 있다. 사실상 일방적 통보”라고 덧붙였다.
북측의 돌발 행동에 대한 EAFF 차원에서 제재 등의 조치는 없을 전망이다. 박 총장은 “EAFF 집행위원회가 제재를 검토할 수는 있지만, 북한협회조차 (불참 결정을) 제대로 핸들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냉각된 남북 관계 등을 고려한 (북한 당국) 결정으로 보이는 만큼, 제재 계획이 현재로썬 없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