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 베이시스트 김영석(51)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5년 전 세상을 떠난 ‘마왕’ 신해철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1999년 노바소닉을 시작으로 현재 에메랄드 캐슬까지 여러 팀에 몸담아온 그였지만 동갑내기 신해철과 함께한 넥스트의 존재감은 남달랐기 때문이다. 그가 2014년 10월 27일 세상을 떠난 신해철을 추모하는 모임 ‘시월’을 결성한 이유다.
넥스트 김영석 등 추모 모임 ‘시월’ 결성
27일 노들섬 공연, 선후배 20여팀 참여
MBC ‘놀면 뭐하니?’서 스페셜 방송도
미발표곡 ‘아버지와 나 파트3’ 첫 공개
협업 더해져 신곡 ‘스타맨’으로 재탄생
김영석은 “김광석 다시 부르기나 유재하 동문회처럼 팬들뿐만 아니라 젊은 관객이 많이 찾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며 “넥스트는 신해철이 있어야만 성립이 가능한 팀이기 때문에 그 이름을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 하지만 앞으로 젊은 뮤지션이 더 많이 ‘시월’ 모임에 참여해 해철의 노래를 이어간다면 더 오랫동안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도 26일 신해철 추모방송을 마련한다. 드럼 신동 유재석의 성장기를 담은 ‘유플래쉬’의 마지막 편으로 신해철의 스페셜 무대를 준비한 것. 유재석은 독주회에서 “힘든 시절 ‘날아라 병아리’를 듣고 위로받았다. 언젠가 날아오를 그 날을 꿈꾸던 내게 그의 노래는 친구가 되어줬다”며 마지막 협업 상대를 소개했다. 이어 “언젠가 다음 세상에도 내 친구로 태어나줘. 내 마음속 영원한 마왕. 그대에게”라고 덧붙였다.
이 곡을 기초로 만든 신곡 ‘스타맨’도 선보인다. 신해철의 내레이션과 보컬에 맞춰 이승환이 멜로디를 붙였다. 여기에 국카스텐의 하현우의 보컬과 유재석의 드럼이 더해져 새로운 곡으로 탄생한다. MBC 입사 전 넥스트 멤버들에게 음악을 배운 ‘놀면 뭐하니?’의 조연출 장우성 PD는 “4주기 때부터 이 곡의 향방을 놓고 함께 논의해왔는데 의미 있게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승환씨가 추억하는 신해철씨에 관한 이야기가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장 PD는 “신해철씨가 2014년 9월 콘서트에서 ‘다음 신곡이 나오면 제가 연출하는 프로그램에 꼭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드디어 약속을 지킨 기분”이라며 “현재로서 ‘스타맨’의 음원 공개 계획은 없지만 유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향후 원곡과 신곡이 차례로 팬들과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