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오전 미 워싱턴DC 의회의사당.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주도하는 탄핵 조사 청문회에 로라 쿠퍼 미 국무부 러시아ㆍ우크라이나ㆍ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비공개 증언에 나설 예정이었다.
쿠퍼 부차관 ‘우크라이나 스캔들’ 증언 현장
공화당 “탄핵 조사 햇볕 아래 진행돼야”
민주당 “탄핵될까 겁먹고 조사 방해했다”
그러나 쿠퍼 차관보는 청문회장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가 의회에 도착했을 때 공화당 하원의 원내 2인자인 스티브 스칼리스 의원 등 24명의 의원들이 청문회장 앞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스칼리스 공화당 원내총무도 “이들이 편파적인 규칙과 증인들을 동원해 미국 대통령을 탄핵하려고 하는데 투표권을 가진 의원들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볼 수도 없다”고 가세했다.
이어 의원들은 청문회장 안으로 난입했다.
비공개였던 만큼 의원들은 휴대폰을 들고 청문회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민주당 하원 정보위원회 의원들이 전화기 반납을 요구했으나 공화당 의원들은 이를 거부했다.
청문회장 점거는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결국 쿠퍼 부차관보의 비공개 증언은 이날 오후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의 대치 속에 회의장으로 피자 등이 배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의 트럼프 방어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더 우스꽝스럽고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에 힘을 모을 것을 촉구한 것이 공화당의 실력 행사를 촉발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참모회의에서 “민주당은 사납지만 잘 뭉친다.공화당도 더 거칠어져서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