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좌절감을 안겨준 연설이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자화자찬만 있고 반성은 없는 연설이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0대 국회 마지막 시정연설을 지켜본 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정부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하자 한국당에선 “조국”을 외치며 야유가 나왔다. 문 대통령이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요구했을 때는 한국당 의원들이 일제히 “안돼”라고 외치면서 손으로 엑스(X)자를 그리기도 했다.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연설 내내 귀를 막는 모습을 보였다.
35분간의 시정연설이 끝난 직후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이 투쟁했지만 하나도 변한 것이 없었다. 대통령의 고집이 그대로라는 것을 확인하는 연설”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문재인 정부의 513조 정부 예산안을 두고 “혁신의 주체는 기업인데 정작 기업을 옥죄는 반기업, 친노조 환경은 말하지 않았다. 양질의 일자리 줄어드는 고용 한파를 계속 세금 착시 일자리로 가리는 데 급급하다”면서 “정부의 재정만 강조하고 민간의 자발적 성장이 없는 정부 만능주의 사고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시정)연설의 압권은 공수처 보채기였다”면서 “조국 국면을 공수처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조급증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대통령이 몰아붙일 시간이 아니라 국회의 시간”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견실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지난 2년 반의 경제 난맥상을 재정투입에 따른 성과로 포장하고 있다”면서 “실상은 2018년 429조원, 2019년 470조원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초대형 예산을 연달아 쏟아붓고도 우리 경제는 2%대 경제성장률 달성도 어려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대안신당의 장정숙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 공감을 사는 데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