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은 올해 정규리그 최다승(107승55패) 팀이다. 호세 알투베, 알렉스 브레그먼, 조지 스프링거, 율리에스키 구리엘, 마이클 브랜틀리 등이 포진한 타선의 힘이 막강하다. 하지만 휴스턴 타선은 포스트시즌(PS) 들어 주춤했다. 11경기에서 고작 41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휴스턴이 아메리칸리그 정상에 오른 건 저스틴 벌랜더(36), 게릿 콜(29), 잭 그레인키(36)로 이어지는 선발진 덕분이다.
휴스턴 선발진에 방점을 찍은 선수는 그레인키다. 휴스턴은 트레이드 마김일(8월 1일)을 앞두고 올시즌 뒤 FA가 되는 그레인키를 애리조나에서 데려왔다. 유망주 4명, 2400만 달러 연봉 보조(약 281억원)라는 큰 출혈을 감수했다. 그레인키는 정규시즌 열 차례 등판에서 8승을 따냈다. 2009년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그레인키는 아직 우승반지가 없다.
벌랜더, 콜, 그레인키의 연봉을 합치면 7600만 달러(891억원)다. 그러나 이를 뛰어넘는 팀이 있다. 바로 WS 상대 워싱턴이다. 맥스 셔저(35)-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패트릭 코빈(30)의 연봉 합계는 9339만 달러(1095억원)다. 엄청난 몸값이 보여주듯 세 선수의 기량도 최정상급이다.
셔저는 2008년 애리조나에서 데뷔해 디트로이트를 거쳐 2015년 워싱턴 유니폼을 입었다. 12년간 거둔 통산 승리는 170승, 사이영상은 무려 3번(2014, 16, 17년)이나 받았다. 올해도 부상이 있긴 했지만 11승 7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하며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류현진(LA 다저스)와 함께 사이영상 경쟁을 벌였다. 과거 팀 동료였던 벌랜더와 함께 현역 투수 중 명예의 전당에 갈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기도 한다.
워싱턴 선발진이 돋보이는 건 우완 일색인 휴스턴과 달리 스타일이 제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셔저는 높은 키킹 이후 사이드암에 가까운 스리쿼터 각도에서 최고 시속 162㎞의 불 같은 공을 뿌린다. 오른손타자 입장에선 공을 볼 시간이 너무 짧다. 스트라스버그는 우완 정통파다. 움직임이 좋은 패스트볼을 던진 뒤 뚝 떨어지는 140㎞대 체인지업, 130㎞대 파워커브를 섞으면 타자들이 속기 십상이다. 왼손투수 코빈은 직구 구속 평균은 145㎞로 아주 빠르진 않다. 대신 최고의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류현진이 직접 "코빈같은 슬라이더를 던지고 싶어 연습했다"고 말할 정도다.
객관적 전력에선 휴스턴이 워싱턴을 압도한다. 하지만 워싱턴은 챔피언십시리즈를 4연승을 통과한 덕분에 충분히 쉬었다는 이점이 있다. 3차전 선발로 내정된 그레인키와 코빈 중 어느 선수가 이번 가을 부진을 털어낼 지도 시리즈 전체의 변수다. 1차전은 23일 오전 9시(한국시각) 휴스턴 홈구장인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다. 휴스턴은 콜, 워싱턴은 셔저를 선발로 예고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