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버스가 향한 스웨웨 접수센터로 따라가 봤다. 센터 직원 산드라 난쿵구는 “난민들은 이곳에서 1~2주간 머물면서 에볼라·에이즈·콜레라·말라리아 확인 등 건강 검진을 받고 지문·홍체 등 생체 정보를 등록한 뒤 식량 배급 카드를 받게 된다”며 “생활 교육까지 마치면 난민 정착촌으로 나가 현지 주민들과 어울려 살게 된다”고 소개했다.
WFP와 손잡고 4개국에 지원
점심시간이 되자 난민들이 그릇을 들고 줄을 섰다. 센터는 이들에게 솥에서 장작으로 지은 하얀 쌀밥과 콩을 급식했다. 센터 직원 페이스 아팀은 “한국 쌀”이라고 알려줬다.
WFP 한국사무소의 손광균 공보관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WFP를 통해 긴급구호 필요국가인 우간다·에티오피아·예멘·케냐 4개국에 보낸 쌀 5만t의 일부”라고 소개했다. 정부가 지난해 1월 식량원조협약(FAC)에 가입하고 같은 해 2월 WFP와 매년 최소 460억원을 들여 한국 쌀 약 5만t을 공여키로 합의한 뒤 지원한 물량이다.
인근 WFP 창고에 갔더니 한국 쌀이 미국이 공여한 옥수숫가루, 영국이 지원한 소금과 나란히 쌓여 있었다. 원조 받던 한국이 원조하는 국가가 됐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한국 쌀을 콩고 난민에게 배급하는 인근 키야카Ⅱ 정착촌을 찾았다. 농민 출신 난민인 재클린 코브와는 “쌀을 보내준 한국에 감사한다”며 “맛이 달고 조리가 간편해 한국 쌀이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주부 난민인 지나 마투마이나는 “말린 옥수수는 방앗간에 가서 돈을 주고 빻아야 하는데 한국 쌀은 바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통역을 도운 NGO 월드비전의 자원봉사자 통구 메보는 “심신이 편치 않은 난민들이 입에 맞는 한국 쌀을 먹으며 안정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스웨웨·키야카(우간다)=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