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8일 미국 대사관저에 침입한 대학생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고 밝혔다. 당초 경찰은 연행된 19명의 대진연 소속 학생 중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 중 2명에 대한 영장 청구를 반려했다. 이들은 폭력 행위 등 처벌에 대한 법률 위반(공동 주거침입) 및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 청구가 반려된) 2명에 대해 체포 시한 내에 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은 없다"며 "불청구 사유 등 자세한 수사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 10명은 지난 19일 석방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서도 계속해 불구속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대진연 소속 학생들은 지난 18일 오후 3시 무렵 사다리 2개를 이용해 3m 높이의 담벼락을 넘어 서울 중구 정동 미 대사관저에 들어갔다. 이들은 "미군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주한 미 대사)는 이 땅을 떠나라"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규탄하고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하며 1시간여 동안 농성을 벌였다. 당시 해리스 대사는 청와대 행사에 참석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美 대사관 진입…의원 협박소포 등 계속 논란 벌여
같은 달 25일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내 후지TV 한국지부 사무실에 대진연 회원 3명이 들이닥쳐 후지TV 로고와 욱일기가 그려진 종이를 찢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이를 페이스북에 생중계했다. 또 비슷한 시기 정의당 운소하 의원에게 협박소포를 보낸 대진연 소속 회원이 검거되기도 했다. 지난 4일에는 ‘독도훈련 간섭하고 일본편 드는 미국 물러가라’ 구호를 외치며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에 올랐다가 대진연 소속 회원 7명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대진연, “자한당 청산해야”
최근 대진연 측은 서초동 ‘조국수호’집회에도 나섰다. 지난 5일 검찰개혁 촛불집회에서 김한성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상임대표는 “일부 대학들의 조국 사퇴 촛불집회에 대해 분노한다”며 “촛불에 이익되는 세력은 자한당과 적폐세력이며 이들은 검찰개혁을 막고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해 한 몸이 됐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경찰 "대사관저 경비, 1개 중대 추가 배치"
난입 당시 여경 출동을 기다리다가 저지가 늦어졌다는 일부 지적과 관련해 서울청 관계자는 “대사관저에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출동한 경찰이 마음대로 (대사관저에) 진입할 수 없어, 대사관 측과 협의과정이 필요했다”며 “관저 진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내부 상황을 파악해보니 여성 집회 참가자 연행이 필요해 광화문 주변 등에 대기하는 여경기동대 측에 여경 인력(약 30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관저 난입)상황 발생시점부터 따지면 여경 도착까지 35분 정도 걸렸지만, 여경 요청은 그보다 늦은 시점인 관저 진입 협의과정에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관계자는 “대사관저 추가 경비를 위해 충원된 1개 중대(약 80명)는 모두 남성으로, 여경 충원은 상황에 따라 추가로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호·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