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사학과 4학년생 윤동현(25)씨는 19일 오전 소셜미디어에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게시된 영상은 총 3편으로 한국어·영어·일어 자막 버전이다. 영상에는 일제시대 당시 근로정신대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89) 할머니와 윤씨가 함께 출연했다.
영상은 논란이 되고 있는 유니클로 광고와 비슷한 콘셉트로 촬영됐다. 이 영상에서 양 할머니는 일본어로 '잊혀지지 않는다' 팻말을 들고 등장한다. 한국어판 영상 자막에는 '유니클로 후리스 25주년' 대신 '해방 74주년'이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윤씨가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묻자 양 할머니는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외친다.
유니클로 광고에서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라는 질문에 패션 컬렉터로 소개된 98세 여성이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대답한 장면을 패러디하며 비판한 것이다.
윤씨는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유니클로가 광고를 통해 과거사를 성찰하지 않고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며 "한·일 양국 간 갈등을 조장하기 위해서 만든 영상은 아니다. 가해국인 일본이 피해 당사자들의 아픔을 '역지사지'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최근 '유니클로 후리스 : LOVE & FLEECE 편'을 방송하고 있다. 15초 분량의 이 광고에서는 90대 할머니와 10대 소녀가 나와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영어 버전과 달리 의역된 한국어 자막은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바뀌었다. 80년 전인 1930년대 후반은 강제징용과 위안부 동원이 이뤄지던 시기라는 점에서 일제 전범 피해자들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