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같은 동네에 살던 이웃 여자가 갑자기 이런 제안을 한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밤에 우리 영혼은>은 가상의 미국 시골마을 홀트에 사는 70대 여성 에디 무어(제인 폰다)가 인근에 사는 루이스 워터스(로버트 레드포드)의 집에 찾아가 이렇게 말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두 사람 다 오래 전 배우자와 사별했고, 아이들은 곁을 떠나 이젠 큰 집에서 홀로 노년을 견디는 중. 갑작스런 제안에 루이스가 당황하자 에디는 덧붙인다. “섹스를 하려는 것은 아니에요. 밤을 견뎌보려고 그래요.”
이런 사람에게 추천
내 인생에 다시 사랑이 올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면
로버트 레드포드, 제인 폰다의 젊을 적 모습을 기억하는 이라면
이런 사람에겐 비추천
나이든 분들의 사랑 이야기엔 관심없다!
극적인 사건이 없는 영화는 지루해
# 길고 긴 밤을 견디는 법
시작은 파격이었으나 이후 영화는 조용하게, 너무도 잔잔하게 흘러간다. 친밀해진 두 사람은 마음 깊숙이 숨겨 놓았던 회환과 상처를 서로에게 꺼내놓는다. 젊은 시절 화가가 되고 싶었던 이야기, 딸을 사고로 떠내보내야 했던 슬픔, 바람을 피워 가정을 깰 뻔한 과거 등등. 에디가 갑자기 손주를 맡아 키우게 되는 에피소드 외에 특별한 사건은 없다. 미국 작가 켄트 하루프의 원작 소설은 대부분 두 사람의 대화로 채워져 있는데, 영화는 정제된 대사에 섬세한 몸짓과 표정을 얹어 둘의 변화를 보여준다.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에겐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관계'가 얼마나 일상을 빛나게 만들 수 있는지를.
# 늦은 사랑이기에 더 당당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곧 작은 마을의 가십거리가 된다. 어떤 이들은 대놓고 둘의 사이를 조롱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보란 듯 화려한 옷을 입고 시내에 나가 데이트를 즐기는 에디와 루이스. 사람들의 눈치만 보며 조용하게 인생의 끝을 기다리지 않기로 결심한, '어르신'들의 경쾌한 발걸음에 보는 이들도 마음이 콩닥거린다.
#우아하게 나이드는 법에 대하여
제인 폰다와 로버트 레드포드는 1967년 영화 <맨발로 공원을>에서 신혼부부 역할로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후로 50년이 지난 2017년 <밤에 우리 영혼을>으로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한 제인 폰다는 로버트 레드포드와 함께 연기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로버트는 키스를 정말 잘하는데, 20대에 그와 키스하고 80이 다 돼 또다시 키스하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었어요!“
제목 밤에 우리 영혼은 (Our Souls at Night, 2017)
감독 리테쉬 바트라
출연 제인 폰다, 로버트 레드포드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평점 IMDb 6.9 에디터 꿀잼
와칭(watc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