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텅빈 경기장에서 치러진 평양 남북 축구 맞대결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15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남북대결을 관전한 뒤 “역사적인 경기를 위해 꽉 찬 관중석을 볼 수 있길 기대했지만, 관중이 전혀 없어 실망했다”면서 “경기 생중계가 없는 데다 비자 발급이 어려웠고, 해외 언론의 접근이 차단되는 등 기타 여러가지 문제점들도 놀라웠다”고 했다.
당초 한국과 북한의 평양 맞대결은 4만 명 정도의 관중 앞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김일성 경기장은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안전사고 방지 등을 위해 일부 좌석을 비우는 등 북한 당국이 나름대로 노력하려 한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단 한 명의 팬도 입장하지 못했다. 인판티노 회장을 비롯한 축구 관계자, 평양 주재 일부 해외 외교관 등 소수의 인원이 경기를 지켜봤다. 북한측은 경기 후 이번 경기 관중 수를 100명으로 발표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우리에게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 “한순간에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순진한 일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지역 축구협회(북한축구협회를 의미)에 문제제기를 했으며, 축구가 북한과 세계 여러 나라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양 방문이 처음이라 소개한 인판티노 회장은 “축구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상황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북한에는 2500만 명이 살고 있고, 축구는 북한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