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각) AF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로 마거릿 애트우드와 버나딘 에바리스토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애트우드의 『증거들(The Testaments)』과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Girl, Woman, Other)』이다.
두 번째 부커상 수상한 애트우드
흑인 여성 최초로 받은 에바리스토
이번 수상으로 부커상 역대 최고령자로 기록된 애트우드는 "내 나이에 이렇게 경력의 늘그막에 상을 온전히 독차지했더라면 무척 당황스러웠을 것"이라며 "그랬더라면 더 젊은 작가의 경력에 발목을 잡고 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게 만들었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중 아무도 이 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에바리스토는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부커상 수상자가 됐다. 1959년 영국에서 태어난 에바리스토의 작품에는 대부분 19~93세의 흑인 영국 여성들이 등장한다. 백인 영국 어머니와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를 부모로 둔 작가는 앞서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흑인 영국 여성의 삶에 초점을 두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에바리스토는 "애트우드와 함께 공동 수상해 영광이다"라는 짧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부커상 공동 수상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2년 부커상은 캐나다 작가 마이클 온다체의 소설 『잉글리시 페이션트(The English Patient)』와 배리 언즈워스의 『성스러운 굶주림(Sacred Hunger)』에 돌아갔다. 이때 부커상 운영진 측은 공동 수상으로 인해 어느 한 작품의 권위가 약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추후 1명의 수상자만 내기로 규정을 바꿨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했다.
이후 이러한 규정을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그동안 1명의 수상자라는 관행이 정착됐다고 부커상 재단의 문학 부문 책임자인 개비 우드는 설명했다. 이번에 2명의 수상자를 배출하기까지 심사위원들은 논의를 거듭해 부커상 운영진 측에 세 번이나 의사를 타진했고 이는 결국 받아들여졌다.
1969년 제정된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올해 수상자는 상금 5만 파운드(약 7464만원)를 나눠 갖게 된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