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남측 TV 중계진과 취재진이 선수단과 동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축구협회가 비자 발급을 위한 초청장 제공을 거부해 무산됐다. 방북 인원은 선수단 25명과 대표팀 스태프 및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30명 등 총 55명이다. 취재진 방북이 무산되면서 평양 체류 기간 중 대표팀 소식을 전할 소통 채널이 사라졌다. 축구협회는 방북 스태프에 촬영 전담 요원 한 명을 긴급 추가해 관련 사진을 제공키로 했다.
대표팀 월드컵 2차 예선 위해 출국
벤투 “거친 북한스타일 철저 대비”
생중계를 위한 물밑작업은 진행 중이다. 한국이 스리랑카를 8-0으로 대파한 지난 10일, 일본 에이전트사 관계자가 평양으로 건너가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인 정황도 포착됐다. 하지만 북측은 이후에도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관계자는 “큰 점수 차 패배뿐만 아니라 관중 소요 등 다양한 돌발 변수를 염려해 북측이 남북대결 실시간 보도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현재로선 생중계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과 선수단은 경기에만 집중한다는 마음가짐이다. 벤투 감독은 “선수단에 부상자도 없고 분위기도 좋다”며 “북한의 거친 스타일에 잘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공격수 김신욱은 “북한과는 동아시안컵, 아시안게임 등에서 여러 번 경기를 했다. 우리가 가진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수비수 김영권은 “북한은 역습을 많이 하는 팀이다. 공격진 전체가 다 빠르고 역습이 강하다”고 말했다. 경계대상 1호는 역시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의 공격수 한광성(21)이다. 김영권은 “한광성이 가장 눈에 띄었다. 빠르고 드리블도 탁월하다.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선수들에게 “용품 등 북한에 가지고 간 물품은 남기지 말고 되가져오라”고 주지시켰다. 김민수 축구협회 홍보팀 대리는 “실수로라도 물품을 남길 경우 UN 대북제재 위반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