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감독의 첫 만남은 23년 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간다. 염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내야수였다. 외야수였던 장 감독이 그해 같은 팀에 입단했다. 둘 다 백업 선수였다. 염 감독은 2001년, 장 감독은 2004년 은퇴했다. 이후 염 감독은 현대, LG 트윈스, 넥센의 프런트와 코치를 거쳤다. 장 감독은 현대, 넥센에서 기록원, 매니저, 운영팀장 등을 경험했다. 그러다 2013~16년 염 감독이 넥센 지휘봉을 잡은 동안 한층 가까워졌다. 장 감독은 염 감독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1군 매니저와 운영팀장을 맡았다. 장 감독은 평소 “염 감독님은 입이 짧다. 그래서 음식을 잘 못 드시는데 그게 항상 걱정”이라고 말하곤 했다.
SK-키움 오늘부터 5전3승제 격돌
백업선수 출신 두 감독 지략 대결
감독과 프런트로 4년간 호흡 맞춰
1차전 선발투수는 김광현-브리검
두 감독의 야구는 모두 데이터를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염 감독은 2014년 넥센을 창단 후 처음 한국시리즈(준우승)에 올려놓았다. 통계·확률 위주의 야구를 통해서였다. 장 감독도 전력분석 인력을 코치로 임명하는 등 데이터 야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두 감독을 옆에서 지켜본 김치현 키움 단장은 “두 감독 모두 데이터 야구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장점을 부각하는 야구를 추구한다. 다른 점은 염 감독의 경우 넥센 시절, 교체와 작전을 조금 더 빨리 다양하게 구사했다. 반면 장 감독은 선수들에게 더 맡기고 인내심을 발휘하는 타입”이라고 비교했다.
단기전에 들어서자 장 감독에게서 염 감독 스타일이 보였다. 장 감독은 LG와 준PO에서 빠른 투수 교체로 승리를 챙겼다. 염 감독도 “준PO 1차전에서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83구만 던졌는데 교체하더라. 그렇게 빠르게 결단하기 쉽지 않은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이어 나온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막아주면서 키움은 1-0 승리를 챙겼다. 장 감독은 “염 감독님은 철저하고 완벽하다. 옆에서 많이 배웠고, 감독이 되어서는 활용하는 부분이 많다.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PO 1차전 선발투수는 지난해 PO 1차전과 똑같다. SK는 김광현, 키움은 브리검이다. 두 투수 모두 지난해는 부진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송성문에게 홈런 2방을 맞는 등 안타 8개를 내줬고 5실점 했다. 브리검도 4이닝 동안 최정, 김강민에게 홈런을 맞으며 5실점 하고 강판당했다.
인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