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는 이날 오전 줄리아니 변호사의 측근인 레프 파르나스와 이고르 프루먼을 워싱턴 덜러스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 이들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편도 항공권만 끊고 도주하려다가 붙잡혔다. 이들은 외국인의 선거 자금 기부와 공직 후보자에 기부를 대가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한 선거법,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람은 각각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출신 미국 시민권자·기업인으로 줄리아니 변호사가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수사를 요청하는 데 역할을 했다.
트럼프 오른팔 향한 수사, 탄핵 여론 겹악재,
두 명, 트럼프 슈퍼팩에 32만 5000달러 후원
지난해 걸림돌인 우크라이나 대사 경질 로비
트럼프 "사진 찍었을 수 있지만 두 사람 몰라"
두 사람은 정치자금을 자신들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입 업체의 돈으로 지원하는 것처럼 신고했지만, 이 업체는 아무 자산과 실적이 없는 위장업체로 드러났다. 실제론 공개되지 않은 제3자와 사적 금융거래로 마련한 돈을 정치자금으로 냈다. 별도로 이들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선 러시아 기업인의 미국 내 마리화나(대마초) 사업 로비를 위해 네바다주 주지사 및 검찰총장 후보에게도 선거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 5만 달러를 후원하면서 줄리아니와 알게 된 사이로 나타났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워싱턴포스트에 "내 의뢰인일 뿐 우크라이나 바이든 수사 요청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변호사인 존 다우드는 지난주 하원 정보위에 제출한 서한에서 "두 사람은 줄리아니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리하는 활동과 관련해 도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두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과 찍은 사진이 있다는 질문에 "나는 모든 사람과 사진을 찍기 때문에 그들과 사진을 찍었을지 모르지만 모른다"고 거듭 말했다.
한편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및 파면 찬성 여론이 지난 7월 42%에서 51%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지난 6~8일 등록 유권자 1003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고, 대통령직에서 파면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51%, 탄핵은 하되 파면해선 안 된다고 4%, 탄핵하지 말아야 한다가 40%로 각각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트위터에 "내가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날부터 한 번도 좋은 폭스뉴스 조사를 가진 적이 없었다"며 "여론조사기관이 누구든 형편없다"고 반발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