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후속 대책 논의를 위해 워싱턴에 도착한 이도훈 본부장은 이날 특파원들과 만나 "스톡홀름 협상에서 손에 잡히는 구체적 성과는 없었지만 8시간 반 동안 양국 대표가 협의하는 과정에서 서로 입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끝나고 앞으로 대화가 계속될 가능성은 열어 뒀다"고 평가했다.
이도훈 "대화 모멘텀 이어가고, 성과낼 방안 논의,
현재 여러가지 어려움, 2주 후 재개도 두고 봐야"
김성 北유엔대사 "SLBM은 자위적, 주권방어 조치,
안보리 소집 요구 미국이 배후, 절대 좌시않을 것"
북측 협상대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오전 귀국길 경유지인 베이징 공항에서 "2주 후 회담을 다시 하느냐"는 질문에 "판문점 수뇌 상봉 후 백일이 되도록 아무런 셈법도 만들지 못했는데 두 주일 동안 만들어낼 것 같으냐"며 "미국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두고 보자"며 미국의 양보를 압박하는 협박성 발언을 이어갔다.
이 본부장은 김 대사가 끔찍한 사변을 경고한 데 대해선 "거기 대해선 아직 이야기를 안 하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 더 알아보고…"라며 말을 아꼈다. 일단 2주 뒤 대화 재개가 목표인가라는 질문에도 "두고 봐야 할 거 같다"며 "좀 더 (비건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김성 "우리 향후 조치 주의깊게 보라…추가 미사일 발사는 아니다"
그는 미국이 안보리 소집 요구의 배후라고도 비난했다. "미국이 세 나라의 불순한 움직임의 배후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미국과 그 추종자들이 우리 자위적 조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면 주권을 수호하는 우리의 열의는 더욱 강해질 것을 명심하라"고 하면서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유엔 안보리의 모든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김 대사는 이날 주권 방어를 위해 추가로 미사일 발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주의깊게 지켜봐달라"고 하면서도 "그것이 새로운 미사일 발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미국이 스웨덴에서 어떤 제안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의 자위권적 조치를 다루는 안보리 회의를 전혀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회의엔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