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규슈에 상륙하더라도 세력이 워낙 강력한 데다 규슈 등 일본 열도를 관통해 동해로 진출할 경우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태풍은 오는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99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하는 오는 10일에는 중심 기압 91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55m(시속 198㎞), 강풍 반경 450㎞의 매우 강한 중형 태풍으로 발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태풍 하기비스는 올여름 들어 가장 강력한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
12일까지도 태풍은 중심기압이 930hPa, 중심 최대풍속 50m(시속 180㎞) 등 매우 강한 태풍의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 하기비스는 해수면 온도가 29~30도로 높고, 상하층 간에 바람 차이가 없는 등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을 갖춘 해역을 통과하면서 매우 강하게 발달하겠다”고 말했다.
윤 통보관은 "이 태풍은 이번 주 후반에 오키나와 부근까지 진출한 후 북동쪽으로 방향을 전환해 일본 규슈 남단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주 후반에 북서쪽의 찬 대륙고기압이 다시 강하게 한반도 부근에 자리 잡고, 북태평양고기압이 약간 수축할 것으로 분석돼 태풍 진로가 약간 동쪽으로 치우칠 경향이 커서 태풍이 일본 규슈 남단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 통보관은 "태풍이 일본 규슈지역으로 이동할 경우에도 태풍의 강도나 규모가 커 한반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태풍의 진로 변동이 조금 작아지는 주 중반에 한반도 영향 여부가 구체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풍 하기비스가 추가로 한반도에 영향을 주면 올해는 한반도가 태풍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해로 기록된다.
지금까지 가장 늦은 시기에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1998년 10월 16~18일에 온 태풍 ‘제브’다.
기상청은 직접 상륙하지 않더라도 한반도 주변에서 이동하면서 한반도 해상과 육상 중에 태풍 특보가 발표되면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으로 분류한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