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제련소 주변 브라운필드 재생 사업 추진
50년 이상 주변 토양, 비소 등 중금속 오염
최근 10년간 토양 정화, 생태습지 등 조성
인근 유부도 등과 세계적 생태모델 추진
노박래 서천군수는 “장항제련소 주변을 세계적 철새도래지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추진 중인 인근 유부도, 국립생태원 등과 연계한 생태관광 거점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유부도에는 노랑부리저어새 등 희귀철새 20여종이 서식한다.
장항제련소는 전망산(바위산) 위 높이 110m 의 굴뚝이 상징이다. 장항제련소는 1936년 조선제련주식회사로 창립돼 원산 흥남 제련소와 함께 동 제련(구리) 생산시설로 활용됐다. 해방 이후에는 국영기업체가 운영하다 지금은 LG산전 소유다. 장항읍은 제련소를 중심으로 한 때 전국 각지에서 일자리를 찾아 모여들면서 도시를 형성했다. 장항제련소는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산업화를 대변하는 명물이었다.
하지만 공해 등의 문제로 1989년 용광로가 폐쇄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제련소의 상징인 굴뚝만이 옛 영화를 간직하고 있다.
50년 넘게 운영한 제련소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왔다. 주변 토양 오염이다. 구리 제련과정에서 발생한 중금속이 굴뚝을 통해 배출돼 인근에 쌓였다. 토양 정밀조사결과 비소(As)는 최고 491.6ppm까지, 카드뮴은 13.8ppm, 구리는 3856.7ppm, 납은 2097.1ppm, 니켈은 180.7ppm, 아연은 962.8ppm까지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오염이 심한 장항읍 장암·송림·화천리 일대 97만6138㎡(약 30만평)을 매입해 정화작업에 들어갔다. 제련소 굴뚝을 중심으로 반경 4㎞까지다. 토지매입비는 900여 억원, 정화 비용은 2000억원이었다. 정화 기준은 비소가 25ppm, 카드뮴은 4ppm, 구리 150ppm, 납 200ppm, 니켈 100ppm, 아연 300ppm였다.
2009년 시작한 정화 작업은 거의 마무리단계다. 오염된 토양을 파낸 다음 세척 방식으로 중금속을 제거했다. 또 일부 나무가 많은 곳은 송엽국·수크렁 등 중금속을 흡수하는 식물을 심어 정화했다. 서천군 관계자는 “브라운 필드 재생 사업이 성공하면 환경복원과 지역개발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국내 최초의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천=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