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버닝썬’ 사건 수사를 맡은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펀드’ 관련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예상치 못한 검찰 수사 방향에 경찰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경찰은 빅뱅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경찰총장’으로 지목한 윤모(49) 총경을 지난 6월 직권남용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윤 총경은 2016년 승리가 사업파트너 유모(34) 전 유리홀딩스 대표와 함께 차린 술집 ‘몽키뮤지엄’에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서울 강남경찰서 직원을 통해 수사 상황을 알아봐 준 혐의를 받는다.
'연결고리' 큐브스 전 대표
이에 검찰은 지난 7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녹원씨엔아이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고, 확보한 자료들을 토대로 60억여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등의 혐의로 정 전 대표를 지난달 구속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정 전 대표가 윤 총경에게 수천만 원대의 뇌물을 준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27일 윤 총경이 근무하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 당시 관심사 아녔다"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 수사 당시 경찰은 윤 총경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 정 전 대표와 나눈 큐브스 주식 관련 대화 기록을 확보했다.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다. 경찰은 윤 총경이 결과적으로 큐브스 투자로 손해를 봤다는 점 등을 토대로 윤 총경의 주식 투자 관련 의혹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당시 조 장관의 가족 펀드 운용사도 큐브스에 간접적으로 지분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은 몰랐고, 당시로써는 관심사도 아니었다”며 당혹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
승리·양현석 수사는 계속
경찰은 해외 원정도박과 '환치기'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승리와 양현석(50)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양 전 대표는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4시간 동안 2차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