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집회는 주최 세력에 따라 여러 곳에서 나뉘어 열릴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오전부터 세종대로 곳곳에 세력별로 집회 거점이 만들어졌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교보빌딩 앞, 오후 1시), 일파만파애국자연합(동화면세점 앞, 오후 2시), 한국교회기도연합(서울광장, 낮 12시),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대한문 앞, 낮 12시), 자유한국당(세종문화회관 앞, 낮 12시45분),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서울역광장, 낮 12시30분) 등이다.
하지만 세력별 경계는 정오를 넘기면서 무의미해졌다. 오전 10~11시부터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집회 참가 인파가 낮 12시 이후 급격히 몰리며 서울역부터 광화문까지 길이 2㎞, 폭 100m(왕복 10~12차로) 공간에 거대한 ‘인간 띠’가 만들어졌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문 정권, 심판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등의 피켓을 든 채 “조국을 파면, 문재인 정권 퇴진” 등을 외쳤다.
보수 세력이 주도하는 집회에 이처럼 많이 인파가 몰린 건 전례가 없다. 그런 만큼 광장에는 “태어나서 집회란 걸 처음 나와 봤다”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서울 봉천동에 사는 주부 유모(55)씨는 “집회를 한 번도 안 나왔는데 너무 분해서 나왔다”며 “아이가 고3이고 의대를 준비한다. 원래 가족들과 정치 얘기를 안 했는데 이번에 얘기하다 보니 뜻이 맞아 가족들이 다 함께 나왔다”고 했다. 세 살과 다섯 살 된 딸들과 함께 현장을 찾은 주부 김모(35)씨는 “한 번도 집회에 나간 적이 없는데 현 정부가 거짓말로 거짓말을 덮는 게 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해 나왔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서초동 검찰청사 앞 집회 역시 이날 집회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고등학교 교사 김모(34)씨는 “서초동집회를 다 합쳐도 5만 명이 안 될 것 같았는데 200만 명이라고 거짓말하는 걸 보고 집회 참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국 반대 광화문집회 현장
“서초동 200만 거짓에 참가 결심”
가족 단위 시민들 많이 눈에 띄어
시위대 상당수 청와대까지 행진
황교안 “조국은 감옥 가야 할 사람”
한영익·성지원·권유진 기자 hanyi@joongang.co.kr
◇수정: 2019년 10월 4일
청와대 앞 집회 사진을 교체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이 사진과 관련, "사진송고 시스템상의 오류로 인해 일부 신문사에서 아랫부분이 겹쳐보이게 수신됐다"고 해명했습니다. 다음 링크를 주소창에 넣으시면 관련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91004085800013